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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농업계고 지원이 미래 농업의 소중한 거름 됐으면”

등록 2020-07-13 18:23수정 2020-07-14 02:05

인터뷰ㅣ성인희 삼성 사회공헌업무총괄사장

교육관련 다양한 CSR 프로그램 진행
스마트팜도 삼성 노하우 활용 가능성
지속가능한 사업이라 참여키로 결정

농업고 현장 둘러보니 상황 심각
소수 학교에 집중해 우수사례 목표
학생·농어민 실질 도움 되게 할것

삼성의 사회공헌 업무를 총괄하는 성인희 사장은 삼성의 노하우를 농업계 고교에 전달하기 위해 스마트팜 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의 사회공헌 업무를 총괄하는 성인희 사장은 삼성의 노하우를 농업계 고교에 전달하기 위해 스마트팜 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제공

1960년대 산업화시대를 기점으로 우리나라는 2차, 3차 산업 위주로 발전을 해왔다. 수출 위주의 정책 탓에 1차 산업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낙후될 수밖에 없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노령화가 심각해지면서 쓰러진 농업을 일으키기 위해 귀농 지원책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지만, 아직은 큰 성과가 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최근 농업계 고교의 스마트팜 교육 지원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도 이에 힘입어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등 지원 확대를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의 사회공헌 업무를 총괄하는 성인희 사장으로부터 저간의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팜에 관심을 가진 것에 기대가 크다. 농업계고 지원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삼성전자는 미래세대 육성을 목표로 다양한 교육 관련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운영하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으로부터 ‘농어업계고 스마트 실습장 구축지원사업’ 참여를 제안받았다. 검토 과정에서 스마트팜이 스마트공장과 유사한 형태이며 삼성전자의 상생협력 프로그램 중 하나인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겠다고 판단됐다.

이후 몇몇 농업계 고등학교를 방문했는데 예상한 것보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예를 들어 한 학교는 25년 된 자동화 온실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자동화는 고사하고 수동제어도 안 될 정도로 노후하여 창고로 쓰이는 등 개선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팜 사업은 미래세대 육성이라는 삼성의 시에스아르 비전에 부합하고,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며, 단기적이 아닌 지속가능한 사업이라고 판단되어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지원을 하게 되는가?

“우선 사업공고부터 지원학교 선정은 공정성을 위해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진행한다. 이후 선정 학교를 대상으로 해당 학교가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라 노후화된 실습장을 최신 정보기술(IT)이 접목된 스마트 실습장으로 리모델링하고 교육 솔루션을 개발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리가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다 보니 한꺼번에 많은 학교를 지원하기보다는 소수의 학교에 집중해 우수 지원사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올해부터 3년간 3개 학교에 7억5천만원을 지원하고, 추후 수요조사, 사업평가 등을 거쳐 지속·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 올해는 천안제일고에 지원을 하기로 됐으며, 조만간 학교, 충남도교육청 등과 함께 업무협약식을 맺을 계획이다.”

―기대하는 효과가 있을 텐데.

“우선 농어업계고 학생들이 삼성전자가 지원한 스마트 실습장에서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여 다양한 환경 속에서 작물을 직접 재배해봄으로써 미래 농어업 전문인력으로 성장할 기회가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나아가 이런 실습장이 학교 교육에 그치지 않고 지역 특산물 공동재배, 스마트팜 기술 및 노하우 공유 등 학생들과 지역 농어업인들이 함께 협력하는 ‘스마트 농어업 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천안제일고 교사들이 지난해 여름 교내 스마트팜에서 상추 키우기 방법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한겨레> 2월18일치 23면 기사 참조) 제일고는 올해 삼성전자의 첫 지원 대상이 됐다. 천안제일고 제공
천안제일고 교사들이 지난해 여름 교내 스마트팜에서 상추 키우기 방법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한겨레> 2월18일치 23면 기사 참조) 제일고는 올해 삼성전자의 첫 지원 대상이 됐다. 천안제일고 제공

―또 청소년 지원 활동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에스아르 비전 ‘함께 가요 미래로! 이네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을 선포하고 ‘청소년교육’과 ‘상생협력’을 주요 테마로 사회공헌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경영철학과 핵심가치에서 ‘인재 제일’과 ‘상생추구’를 중시해 왔으며 삼성의 성공 요인 중 하나다. ‘인재 제일’의 핵심가치를 활용해 대한민국 미래세대 교육에 기여하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다양한 청소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위해 2018년부터 미취업 청년들을 대상으로 무상 소프트웨어 교육을 지원하는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을 비롯해,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해 여건이 어려운 중학생에게 영어, 수학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드림클래스(2012년~), 농어촌 학교, 병원, 지역아동센터 등에 있는 아동, 청소년들을 위해 스마트 기기와 솔루션을 지원하는 스마트스쿨(2012년~), 초중고생의 논리적 사고와 디자인 감각, 소프트웨어 기반의 문제 해결 능력을 증진해주는 주니어소프트웨어아카데미(2013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다양한 교육 기부 공로로 2014~2016년 3년 연속 교육 기부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2017년 교육 기부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다. 또 2015년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도 받았다.

회사 차원뿐 아니라 임직원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지난해 봉사활동이 90만시간에 이르렀으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무실, 가정에서 진행하는 핸즈온 물품제작 등 임직원 개인의 개별 봉사활동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봉사활동으로는 ‘삼성원위크’가 있는데, 여름휴가 1주일 동안 해외 소외지역을 방문하여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정보기술(코딩·프로그래밍, 사진·디자인 등)과 스타트업 운영 역량(기업가정신·디지털창업·마케팅·재무) 등을 교육하는 현지 맞춤형 교육봉사 활동이다. 지난해 200여명이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타이(태국), 네팔, 헝가리 등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또 임직원들이 사업장 인근 지역아동센터나 공부방 등을 방문해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학과목 및 예체능 활동의 튜터링과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기업의 제조역량 향상에 기여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지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2015년 국내 제조기업의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하락하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제조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위기의식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 중소기업 스스로 제조역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경북 지역에 한하여 지원하는 작은 사업으로 출발했다. 2018년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5년간 1100억원을 조성해 중소기업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국내외 판로 개척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마스크 대란 때에는 정부에서 추천받은 마스크 제조기업 4곳을 대상으로 신규설비 세트업, 노후설비 재가동, 금형 제작 등을 긴급 지원하여 마스크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했다.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마스크 외 진단키트, 손소독제, 안면 보호구 등 코로나 관련 보건용품 제조기업 20여곳을 추가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처음 참여한 농어업계고 지원 시범사업도 다른 상생협력 프로그램과 같이 학생은 물론 지역 농어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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