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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연세대, 교수끼리 짜고 자녀 ‘부당 입학’…직원 채용땐 ‘대학별 차등’

등록 2020-07-14 21:32수정 2020-07-15 07:01

[연세대학교 종합감사 ‘비리백화점’]
대학원 입시, 서류심사 후한 점수
구술시험에선 만점 줘 합격시켜

서류심사 1·2위엔 47점·62점 부여
자기 딸에 성적 A+주고 자료 폐기

의료원은 채용때 학교별 점수 차별
4년간 15개직종 67차례 광범위 적용
심사기준에 없던 ‘군 경력’ 가산점도
연세대학교 대학원 입시에서 평가위원인 교수들이 서로 짜고 부당한 점수를 줘 학교 보직자의 자녀를 신입생으로 선발하는 등 ‘부모 찬스’를 활용한 이 학교 입학 사례가 여러 건 드러났다. 이 대학 의료원은 입시학원 자료를 참고해 대학 순위표를 만들고, 출신 대학에 따라 점수를 달리 주는 방식으로 직원들을 채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교육부는 지난해 학교법인 연세대학교와 학교법인 홍익학원(홍익대학교)을 대상으로 벌인 종합감사에서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사학 혁신’을 강조하면서, 지난해부터 두 학교를 비롯한 대학 16곳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종합감사를 받았다.

연세대는 종합감사에서 86건이 지적됐는데, 입학과 평가, 채용에서의 불공정 문제가 특히 두드러졌다. 2016년 4월 대학원 입학전형에서 경영대학 ㄱ학과 교수들이 서로 짜고 학교 보직자의 자녀인 ㄴ을 부당하게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정량영역 점수가 낮은데도 정성영역에서 후한 점수를 줘서 서류심사를 통과시켰고, 구술시험에서는 만점(100점)을 주는 대신 서류심사 1·2위에게 47점·62점 등 낮은 점수를 줬다. 교육부는 관련 교수들을 중·경징계하는 한편 이 사안을 고발 및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2017년 회계 관련 강의를 맡은 한 교수는 이 학교에 다니는 자신의 딸에게 자기 과목을 수강하게 한 뒤 A+ 성적을 줬다. 이 교수는 딸과 함께 사는 집에서 시험문제를 출제한 것은 물론 정답지도 작성했는데, 성적 산출의 근거 자료를 모두 없앤 것으로 드러났다.

연세대 의료원은 입시학원 자료를 근거로 5개 등급으로 분류한 대학 순위표를 만들고, 정규직 지원자의 출신 대학 ‘등급’에 따라 최고 80점에서 최저 50점까지 점수를 다르게 줘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방식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사무직, 임상병리사, 영양사, 간호사, 전산원 등 15개 직종, 67차례에 걸친 채용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됐다. 2017년과 2018년 두차례 사무원 채용 때에는 남성 응시자 중 군 경력자에게 심사기준에도 없던 ‘군 경력 15점’ 가산점을 부여해 서류전형에서 불합격 대상자였던 71명을 합격시켰고, 이 가운데 13명을 최종합격자로 선발했다.

2016~2019년 대학원 49개 학과는 5789명을 대상으로 한 서류심사평가서 등 입학전형 자료들을 작성하지 않거나 제대로 보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대학원 입시 문제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교육부는 관계자 16명을 중징계, 25명을 경징계하고 이 사안을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홍익대는 종합감사에서 2016~2018년 학교 건물의 자산재평가로 발생한 감가상각비 증가액 126억원을 건축기금으로 부당하게 적립한 사실 등 41건을 지적받고 관계자 118명이 징계 등 신분상 조치를 받았다. 특히 교육부는 홍익대 적립금 누적액이 7796억원에 이르면서도 교육비 환원율은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한 140%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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