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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돈 안들이고 국외 대학 유학 가보자

등록 2020-08-24 18:22수정 2020-08-25 02:14

미국 대학들 재정보조금 많아
잘 찾으면 돈 없이 유학 가능

독일·노르웨이 등도 수업료 없어
영어 전공도 늘어나 전보다 수월

정보 챙기고 서류 꼼꼼히 준비해야
저소득층은 국가장학금 노려볼만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은 수업료가 없거나 보조금이 많아 꼼꼼히 찾아보면 저렴하게 유학 갈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앞쪽의 동그란 로고가 붙은 건물들이 미국 맨해튼에 있는 뉴욕대 의대다. 위키피디아 제공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은 수업료가 없거나 보조금이 많아 꼼꼼히 찾아보면 저렴하게 유학 갈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앞쪽의 동그란 로고가 붙은 건물들이 미국 맨해튼에 있는 뉴욕대 의대다. 위키피디아 제공

올해 국내 고교를 졸업한 ㄱ씨는 아부다비 뉴욕대(NYUAD)에 합격했다. 홀어머니의 월수입이 100만원에 불과해 자비로 외국 유학을 간다는 것은 엄두도 내기 힘들었지만, 대학으로부터 재정지원(Financial Aid·FA)을 받아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었다. 수업료 5만4천여달러, 기숙사비 1만2천여달러, 교재·보험 등을 포함해 연간 학비가 7만400여달러인데, 학비는 물론 한국을 오갈 항공료와 한달 용돈까지 보태 7만6천달러(약 9천만원)의 보조를 받았다. 아부다비 뉴욕대는 상하이 뉴욕대와 함께 맨해튼에 본교를 둔 뉴욕대의 분교로 아랍 지역 학생들이 가장 많지만, 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한국 등에서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다. ㄱ씨는 사설 유학원의 도움을 받았지만 원하는 대학의 입시요강을 꼼꼼히 읽어보고 준비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에스에이티(SAT)나 에이시티(ACT)를 요구하지 않는 대학도 있으니 또다른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외국 유학 하면 아직도 부유층의 전유물로 생각되기 일쑤다. 미국의 유명 사립대인 아이비리그 대학의 경우 보통 학비가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합쳐 6만~7만달러에 이른다. 조금 눈을 낮춰 주립대학을 가려 해도 이름 있는 대학의 경우는 3만~4만달러는 잡아야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미국 대학으로 아이들을 유학 보냈다가 학비를 감당하지 못해 중도에 돌아오거나 집을 팔았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하지만 재정이 넉넉지 않은 사람에게도 기회는 있다. 우선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장학금이 있다. 국가장학재단의 드림장학금은 저소득층 자녀 30여명에게 학비와 체재비를 지원해준다. 또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에서도 매년 약 90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수혜자가 100여명에 불과해 행운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실정이다. 수도권의 한 특목고 교사는 “미국 유학을 가는 학생 가운데 국내 장학금을 받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자비로 간다”고 실태를 밝혔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외국 대학에서 받을 수 있는 게 의외로 많다. 미국의 경우 성적 장학금, 에프에이, 근로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이 있다. 성적 장학금은 없거나 점차 축소되는 추세이고, 대여금은 갚아야 하므로 부담이 크다. 에프에이가 액수도 많고 수혜 비율도 높다. 에프에이는 가난할수록 많이 받는다. 미국의 2800여개 대학 중에 700여개 사립대학이 국제 학생에게도 에프에이를 준다.

에프에이를 받으려면 신청 시기를 맞춰 수입과 지출, 재산 내역 등을 꼼꼼히 적은 시에스에스(CSS·College Scholarship Service) 프로파일을 내야 한다. 연 수입이 16만달러 이상이면 못 받을 확률이 높고, 재산이 많아도 액수가 줄어든다. 문서 작성이 까다롭기 때문에 사전 준비를 해서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 국제학생에게 시에스에스 프로파일 대신 국제학생 학자금보조 신청서인 아이에스에프에이에이(ISFAA)를 요구하는 대학도 있다. 여기서 하나 빠트리지 말아야 할 게 지원 대학이 국제학생에게 에프에이를 주느냐다. 또 학자금보조 신청을 하면 입학사정에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시민권자와 차별하지 않는지, 얼마나 많이 주는지 등도 따져야 한다. 학자금보조 신청을 해도 입학사정에서 국제학생에게 불리하게 하지 않은 대학은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엠아이티(MIT), 애머스트 등 5곳에 불과하다. 에프에이는 빨리 신청할수록 많이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주립대학의 경우 수업료는 싸지만 학자금 보조가 적고, 국제학생에게는 그나마도 기회가 적다.

수업료가 저렴한 대학도 꽤 있다. 켄터키주에 있는 앨리스 로이드 대학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대학 순위에서 21위인데 수업료는 1만2230달러고, 77위인 브리검영대는 5790달러에 불과하다. 우리 돈으로 2천만원 안팎으로 유학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학비가 없거나 저렴한 유럽으로 눈을 돌려보자. 독일의 국공립대는 대체로 수업료가 없다. 학기 중 아르바이트도 허용해주는데 생활비 등이 해결된다. 영어로 수업하는 대학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다만 인문계고를 졸업해야 하고, 내신에서 60점 이하 과목이 하나라도 있으면 안 된다. 또 수능 등급이 4.4등급 이상이고 과학 과목을 3년간 이수해야 한다. 영어 토플 80점을 요구한다. 검정고시·특성화고는 안 된다. 이런 조건이 다소 부족할 경우 기준이 덜 까다로운 사립대로 가면 된다. 사립대는 좀 비싸지만 미국에 비하면 훨씬 낮은 천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대학별 지원조건이 다르므로 독일 고등교육진흥원(DAAD)에서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노르웨이도 국립대는 국제학생 학비가 무료다. 영어로 모든 과정 수료가 가능하고 지원조건도 까다롭지 않다. 또 오슬로, 베르겐 대학 등 국제수준의 대학도 많다. 다만 노르웨이 학제가 13년제라 대학 1년을 마쳐야 자격조건이 된다. 인접한 핀란드·벨기에·네덜란드도 2천만원 이하의 학비에 유학이 가능하다.

프랑스도 국비 지원이 많아 대학 학비가 거의 무료지만 최근에 비유럽권 학생에게는 연간 2770유로(약 380만원)의 학비를 받고 있다. 이곳으로 유학을 가려면 프랑스어를 잘해야 하는데, 최근엔 영어 강의가 대폭 늘어나고 있다.

한국 학생이 많이 가는 영국은 학비가 이들에 비해 조금 더 비싼 편이다. 주한영국문화원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 등 대학에서는 전액 장학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워릭대 등 러셀그룹 대학들이 학비의 50%까지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체로 국제학생의 학비 부담 경감의 목적으로 학비의 20~50%를 장학금으로 준다. 학위와 전공 과정에 따라 장학금 정책 및 지원금이 상이하므로 정보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최근 국제수준의 대학으로 격상된 홍콩, 싱가포르, 중국도 미국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등록금도 홍콩·싱가포르는 2천만원대, 중국은 300만원대라 싼 편이다. 북미로 가는 대학생이 3만4천명인데, 아시아는 3만2천명으로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졌다.

두 자녀를 미국 대학에 보내는 저렴한 길을 찾다 유학 컨설팅 사업에까지 뛰어든 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장은 “외국 대학 유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자기가 희망하는 대학의 정보를 정확히 파악해 서류를 준비하면 충분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대학의 지명도보다도 전공의 적합도, 국제학생 지원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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