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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포토] 코로나19도 비켜간 늦깎이 열정 ‘한글하고 바람났다 나 건들지마!’

등록 2020-10-06 11:59수정 2020-10-06 13:54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시화전 수상작들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시화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이용순(74)씨의 시 ‘맨날 맨날 까먹어도’.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시화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이용순(74)씨의 시 ‘맨날 맨날 까먹어도’.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돌장이 손주 놓고/저 세상으로 먼저 간 아들에게/손주 소식 전해야 하는데/글로 써서 보내야 하는데/배우고 나서 돌아서면 까묵으니/우짜란 말인가/까맣에 타던속 글로 쓸 때까정/이 앙물고 배울란다/끝까지 배울란다”

74살의 이용순씨는 지난해 처음 한글을 깨쳤다. 서울시교육청이 2011년 전국 시·도 교육청 최초로 시작한 ‘학력 인정 문해교육’ 과정을 통해서다. 학력 인정 문해교육 과정은 사회·경제적 이유로 한글을 배우지 못하거나 학교를 다니지 못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만 18살 이상 성인들이 문자 해득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가르치고 과정을 모두 이수하면 초등학교·중학교 졸업 학력을 부여한다. 올해 7월 기준 서울 시내 기관 74곳에서 2567명(초등 과정 1791명, 중학 과정 776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이씨가 삐뚤빼뚤한 글씨로 써내려간 시 ‘맨날 맨날 까먹어도’에는 부모 곁을 먼저 떠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하다. 이씨의 시는 서울시교육청이 문해교육 10주년을 맞이해 마련한 시화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씨의 시를 포함한 시화전 수상작 6점에는 늦깎이 배움의 기쁨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겪고 있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담겼다. “코로나19 니가 아무리 방해해도/내 평생 숙제였던/공부는 계속한다”(김영휘, ‘한글하고 바람났다 나 건들지마!), “잊지 못할 2월/코로나가 습격한 2월/우리는 봄을 빼앗기고/빨간색 동그라미는 쓸쓸히 지워졌네”(최미자, ‘봄은 언제 오나요?’)

서울시교육청은 7~14일까지 본청 1층에서 수상작들을 전시하고 온라인 전시도 병행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기념 시화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추정순(66)씨의 시 ‘나도 이제 알아’.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기념 시화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추정순(66)씨의 시 ‘나도 이제 알아’.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기념 시화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최미자(64)씨의 시 ‘봄은 언제 오나요’.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기념 시화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최미자(64)씨의 시 ‘봄은 언제 오나요’.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기념 시화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김영휘(78)씨의 시 ‘한글과 바람났다 나 건들지마’.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기념 시화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김영휘(78)씨의 시 ‘한글과 바람났다 나 건들지마’.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기념 시화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남옥남(68)씨의 시 ‘인간승리’.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기념 시화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남옥남(68)씨의 시 ‘인간승리’.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기념 시화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이순옥(69)씨의 시 ‘내 마음에 눈’.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10주년 기념 시화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이순옥(69)씨의 시 ‘내 마음에 눈’.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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