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급당 학생수 20명 시대’를 제안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등교수업 부족에 따른 학력격차 우려 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밀학급이 많은 수도권 지역 교육감이 학급당 학생수 감축 제안에 나선 것이다.
17일 오전 조희연 교육감은 입장문을 내어 “‘(유·초·중·고) 학급당 학생수 20명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중앙정부, 각 시도교육청, 서울교육공동체 등이 모두 동참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은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일관된 정책 기준이 되어왔고, 현 정부에서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학급당 학생 수를 주요 지표로 삼고 있는데, 최근 발표에서 우리나라 학급당 학생 수가 초등학교 23.1명, 중학교 26.7명으로 회원국 평균인 초등학교 21.1명, 중학교 23.3명보다 높게 나타난 사실도 언급했다.
조 교육감은 “코로나 위기를 맞으면서 학급당 학생수 감축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언제라도 등교가 중지되거나 온라인수업이 일상화될 수 있는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시대에, 학교 내 물리적 거리두기와 원활한 쌍방향 온라인 수업 진행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 필수적”이란 것이다. 또 코로나19 대응뿐 아니라 “미래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기르기 위한 ‘학생 맞춤형 교육’의 실현”을 위해서도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을 위해서는 “균형잡힌 학교·학생 배치와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과감한 교원 증원과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짚고, 각 시도교육청의 협력과 중앙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규정을 담는 내용으로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교육기본법 개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습권 보장을 위해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 적정수준은 20인 이하로 한다” 등의 조항을 담고 있다.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를 법제화하라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이달초 열린 정기총회에서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위한 학급 수(교원 수) 유지’를 안건으로 논의하고 이를 정부에 요청하기로 한 바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