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첫 수능모의평가인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 5월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1교시 시험을 치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험생 가운데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 통보를 받은 수험생은 21명, 보건당국의 자가격리 조처를 받은 수험생은 14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달 3일로 예정된 수능시험 일주일을 앞둔 26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험생 확진자 숫자를 처음 공개한 뒤 “정부의 힘만으로는 49만명이 응시하는 국내 최대시험인 수능의 방역을 완벽하게 성공할 수 없다”며 전국민에게 방역 수칙을 준수해달라고 호소했다. 교육부는 이제까지 현장의 혼란 등을 고려해 수험생 확진자 숫자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8개월 만에 최다인 583명으로까지 불어나는 등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이날 처음 확진자 수와 자가격리자 수를 공개했다.
유 부총리는 “국민 모두가 수험생을 둔 학부모의 마음으로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모든 일상적인 친목활동을 잠시 멈추고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켜달라”고 전국민에게 요청했다. 또 수험생 가족들에게는 “11월 학생 확진자의 감염 사유 가운데 70%가 가족 간 감염이었다. 남은 수능 일주일 기간 동안만은 가정 내에서도 가급적 거리두기를 실천해달라”고 부탁했다. 수험생들이 학원·교습소, 다중이용시설 등을 이용하지 않게 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능시험 시행 일주일 전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올해 수능에서 일반 수험생, 확진 수험생, 자가격리 수험생이 각각 다른 장소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준비했다. 다만 확진·격리자 규모가 더 커지면 정부의 방역 조처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이날 유 부총리는 “확진 통보를 받은 수험생은 현재 21명으로, 정부는 확진자 172명까지 응시할 병상을 확보했다. 자가격리 수험생 인원은 전체 144명으로, 784개 시험실에서 전체 3800명까지 응시 가능한 시험환경을 준비하여 앞으로 자가격리 수험생이 늘어나더라도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또 “시험 당일 배치되는 최종 인원은 완치 여부(확진자) 또는 격리기간 종료(격리자)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며, 교육부는 질병관리청, 시도교육청과 매일 상황을 점검해가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확진·격리 수험생을 위한 시험장 배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 유 부총리는 “수능 전날인 12월2일 발생할 수 있는 돌발적인 모든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보건소의 근무시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당일 진단검사를 받는 수험생이 있을 수 있는데, 최대한 이날 안에 결과를 통보해 다음 날 시험장소 배정 등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수험생들에겐 “수능이 끝난 뒤에도 거리두기를 지키고 바로 귀가해서 집에서 휴식을 취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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