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실에 입실한 수험생들이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은 기존에 출제된 유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는 등 비교적 쉬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데 큰 영향을 끼쳤던 이른바 ‘초고난도’ 문항 등 낯설게 느낄 만한 대목이 없었다는 것이다. 지지난해에는 과학 관련 지문이 나온 문항이, 지난해에는 경제 관련 지문이 나온 문항이 특히 어렵다고 꼽힌 바 있다.
3일 오전 교육부 브리핑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상담교사단 소속으로 출제 경향을 분석한 교사들은 “지난해 수능, 올해 6월과 9월 모의평가에 견줘 수험생들이 대체로 쉽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형 영동고 교사는 “화법과 작문, 문법 영역 등에서 나오는 ‘세트’ 문항이 그대로 유지되는 등 아예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는 형식의 문제는 보이지 않았다. 독서 영역도 지문 길이가 적당하고 제재를 고르게 안배해서 전체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학 영역에서 <교육방송>(EBS) 교재에 수록되지 않은 ‘비연계’ 작품들이 일부 나왔지만, 이 역시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른바 ‘고난이도 문항’으로는 문학 영역에서 40번 문항 정도가 꼽혔다. 지문으로 제시된 작품 자체가 신흠의 시조 ‘창 밧긔 워석버석’, 유본학의 수필 ‘옛집 정승초당을 둘러보고 쓰다’ 등 고전문학 중에서도 낯선 비연계 작품인 데다, 주어진 ‘보기’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한 뒤 다시 이를 고전 작품들에 연계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문법 영역에서는 문법 문제이면서도 주어진 지문과 ‘보기’를 통해 추론 과정을 거쳐서 답을 얻어야 하는 등 비교적 새로운 접근을 요구한 12번 문항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서 영역에서는 ‘18세기 북학파의 견해와 청의 현실’을 소재로 구성한 인문 지문 두 개와 ‘보기’인 박제가의 <북학의> 일부를 아울러 풀어야 하는 20번 문항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 가지 글의 관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읽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다. 기술 분야에 속하는 ‘3디(D) 합성 영상의 생성과 출력’ 지문을 읽고 ‘모델링’에 대해 가장 적절한 설명을 고르는 36번 문항도 어려운 문항으로 꼽혔다. 대교협 상담교사단 교사들은 “일반적인 독서 지문은 지문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문항은 지문 내용을 이해한 뒤 그걸 바탕으로 추론까지 해야 해서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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