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20대 위원장 당선인(사진 왼쪽)과 장지철 사무총장 당선인(오른쪽).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공
7년 동안의 ‘법외노조’ 기간을 끝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창립 세대’가 아닌 ‘2세대’ 교사로서는 첫 위원장과 함께 두번째 합법화 시대를 맞는다. 역대 최연소이자 13년 만에 나온 여성 위원장이기도 하다.
10일 오전 전희영(45) 전교조 제20대 위원장과 장지철(49) 사무총장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수업일수 180일로 축소, 교육과정 시수와 학습량 적정화 등 ‘코로나 교육 3법’ 제정을 포함해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앞선 7~9일 실시된 온라인 결선 투표를 통해 두 사람을 각각 새 위원장과 사무총장으로 선출한 바 있다.
전 위원장 당선인은 2001년 경남에서 교직을 시작한 뒤 전교조 경남지부장을 지냈으며, 올해 만 45살로 전교조 역대 위원장 가운데 최연소다. 전교조 창립에 직접 나선 창립 세대가 아닌, 선생님들의 영향을 받아 전교조 활동을 시작한 2세대 교사에 속한다. 13대 정진화 전 위원장 이후 13년만에 나온 여성 위원장이기도 하다. 장 사무총장 당선인은 1995년 경기 부천에서 교직을 시작해 전교조 경기지부장을 지냈다. 전교조는 올해부터 기존 위원장-수석부위원장 체제 대신 위원장-사무총장 체제를 도입했다.
이번 선거는 올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취소된 뒤 치러지는 첫 선거라서 관심을 모았다. 노조로서 온전한 법적 지위를 회복한 만큼 앞으로 교육정책 전반에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선인들은 교육정책의 주체인 교사의 목소리를 대변해,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과 관련, “비대면 수업과 ‘스마트스쿨’식 기자재 보급·인프라 구축으로는 삶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배움의 공동체가 불가능하다”며 법 개정을 통해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수업일수와 교육과정을 적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교사들이 행정업무가 아닌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원 업무 정상화, 일방적인 교원정책 추진 폐기, 고교학점제 전면 재검토 및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등을 내걸었다. 전반적인 방향성은 현 19대 집행부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젊은 조합원 가입이 줄어드는 현실이 전교조의 핵심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전 당선인은 “20~30대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정확히 대변하는 노조가 되겠다. 젊은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담은 기구로 ‘주니어보드’를 설치하고 부위원장도 20~30대 선생님이 맡는 등 20~30대 선생님들이 원하는 정책과 사업들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두 당선인의 임기는 오는 2021년 1월1일부터 2022년 12월31일까지 2년 동안이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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