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특수고용노동자 대책회의 위원들과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코로나19 특수고용 지원대책 발표 이후 현장실태 증언 및 대책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방과후강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가운데 11개 직종이 오는 7월부터 고용보험을 적용받는다. 보험료율은 임금근로자(1.6%)보다 낮은 1.4%로, 노동자와 사업주가 절반씩 부담한다.
고용노동부는 15일 열린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특고 고용보험 세부적용방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특고, 자영업자 등도 적용받는 ‘전국민 고용보험’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지난해말 고용보험법 개정에 따라 올해 7월부터 특고의 고용보험 가입이 가능해진 상태다. 이번 방안에서는 보험료율과 적용 직종 등 세부적인 사항들을 결정했다.
특고 고용보험은 산재보험 적용 직종을 중심으로 단계별로 적용되며, 플랫폼 기반 직종의 경우 플랫폼 사업주에 대한 고용보험 관련 의무조항이 시행되는 시기에 맞춘다. 일단 올해 7월에는 보험설계사, 신용카드·대출모집인, 학습지교사, 방문교사, 택배기사, 대여제품방문점검원, 가전제품배송기사, 방문판매원(일반 방문판매업으로 한정), 화물차주(수출입 컨테이너, 시멘트, 철강재, 위험물질 운송으로 한정), 건설기계종사자, 방과후강사 등 11개 직종이 고용보험을 적용받는다. 방과후강사는 산재보험 적용 직종은 아니지만, “보호필요성, 관리가능성, 사회적 영향력 등을 고려해 우선 적용대상으로 추가했다”고 고용노동부는 밝혔다.
내년 1월부터는 퀵서비스, 대리운전 기사가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가사종사자, 자동차 영업사원 등 노동계에서 고용보험 가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기타 직종들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에 실태조사를 벌인 뒤 하반기에 내년부터 적용이 가능할지 논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캐디 직종의 경우, 소득 파악 체계가 구축되는 상황 등을 고려해 내년 이후에 적용 시기를 검토하기로 했다.
65살 이후에 노무제공계약을 체결했거나, 계약상 월 보수가 80만원을 넘지 못하는 경우엔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다만 ‘투잡’ 등일 경우 당사자가 신청하면 소득을 합산할 수 있다. 피보험자의 자격 취득을 신고하고 관리할 책임은 노무계약의 한쪽 당사자인 사업주에게 있으며, 근로자·예술인·노무제공자 사이의 피보험자격 이중취득도 인정된다.
특고 고용보험의 보험료율은 월 보수액 기준 1.4%로, 사용자와 노무제공자가 0.7%씩 반반 부담한다. 임금근로자(1.6%)보다 요율이 낮게 설정된 데 대해, 고용노동부는 “육아휴직급여 사업 등이 적용되지 않았음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보험료 상한액은 가입자 보험료 평균액의 10배 이내로 설정하고, 구체적인 상한액은 고시로 결정하기로 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특고는 구직급여와 출산전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실직한 특고가 구직급여를 받기 위해선 기준 기간인 24개월 가운데 1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야 하며, 중대한 귀책사유에 의한 이직 등 수급제한 사유에 해당되지 않아야 한다. 이직 직전 3개월 동안의 보수가 전년 동일기간보다 30% 이상 감소하는 등 소득감소로 인한 이직도 구직급여 수급 사유로 인정된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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