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게임 두 시간밖에 안 했다고요”…거짓말하는 아이 어떡하죠?

등록 2021-03-29 17:35수정 2021-03-30 02:38

연재ㅣ최이선의 ‘부모 연습장’

Q. 저는 워킹맘입니다. 중2 아들과 중1 딸이 있습니다. 아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에 집중을 못 하고 게임 하기만을 학수고대합니다. 딸은 친구랑 놀고 싶어 하는데 코로나로 만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며칠 전 아들이 낮에 게임을 많이 하고도 시간을 줄여 말하는 등 거짓말을 했습니다. 피시방을 가기 시작하고 짜증도 많아졌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자신이 중심에 서 있는 아이라면 게임에 대해서 조금 다른 차원의 대화를 할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피시방의 분위기는 어떤지, 자주 가는 곳이 있다면 왜 그곳에 가게 되는지에 대한 대화부터 나누어보는 것이 어떨까. 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이 중심에 서 있는 아이라면 게임에 대해서 조금 다른 차원의 대화를 할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피시방의 분위기는 어떤지, 자주 가는 곳이 있다면 왜 그곳에 가게 되는지에 대한 대화부터 나누어보는 것이 어떨까. 게티이미지뱅크

A. 아이들이 학교에 안 가는 시간이 계속되면서 부모님들의 고민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신체활동을 열심히 해야 할 시기에 함께 놀 대상이 없거나 관리가 안 되어 게임 시간이 늘어나고 어떻게 교우관계를 맺어야 할지 힘들어하는 아이도 많습니다.

일단 중·고등학교 아이들의 발달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순한 아이였는데 중학교 가더니 바뀌었어요’ 하는 이야기부터 ‘말 잘하던 아이가 자기 방에만 틀어박혀 있어요’라는 말을 많이 하십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신체 변화와 뇌 발달 및 호르몬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납니다. 호르몬 변화로 성적인 변화들이 생기며 이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더불어 외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집니다. 거울을 많이 들여다보고 자주 씻기 시작하거나 혹은 반대로 집에 틀어박혀서 씻지도 않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논리적이거나 이성적인 사고력을 지배하는 전전두엽의 발달이 진행 중입니다. 이렇게 대뇌피질이 발달하는 과정에 있기에 논리적인 뇌를 사용하는 성인보다 더 감정적이고 본능적,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청소년기를 지나온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당시에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도 초등 시절에 부모나 또래와 관계가 좋았던 아이들은 게임에 심취하고 혼자만의 시간으로 들어가더라도 다시 나올 수 있는 소지가 많지만 그렇지 않았던 아이들은 게임의 특성상 중독으로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게임을 무조건 못 하게 하기보다는 아이들과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아이의 관심사를 따라가면서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상담을 받고 있는 아이는 게임 ㄱ은 자신과 맞지 않고 게임 ㄴ은 자신과 왜 맞는지를 분석해서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에 과몰입되지 않고 자신이 중심에 서 있는 아이라면 게임에 대해서도 조금 다른 차원의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피시방을 가더라도 어떤 곳이 깔끔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위기는 어떤 것인지, 자주 가는 곳이 있다면 왜 그곳에 가게 되는지 이러한 대화부터 나누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대화가 되고 소통이 된다면 아이와 게임 시간을 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고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충동적인 시기인지라 아이들이 시간을 어기고 거짓말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너와 나 사이의 신뢰가 깨졌다는 표현보다는,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충분히 들어보고 이야기하고 다시 규칙을 정해 나갑니다. 늦게라도 사실을 이야기해준 것에 신뢰감을 표현하고 지지해준다면 아이들은 계속 부모와 신뢰를 쌓아가기를 원하므로 다시 좋은 방향으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청소년 시기에 부모는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 시절과는 달리 반항적인 행동에서 부모가 어떻게 상호작용 해야 할지 모르고 갈팡질팡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사춘기라는 의미는 이제 부모가 아닌 또래 관계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조금 더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려는 발달과 성장 과정임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모도 아이의 짜증에 휘말리기보다 서로 감정의 경계를 갖고 조금 더 물러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까는 네가 많이 화가 났나 보다. 너에게 물어보지 않고 정해서 화가 났나 보네. 배려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었나 보네. 그건 엄마가 미안하다’ 하고 그 감정을 읽어주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하지만 물건을 던지거나 하는 행동은 위험한 행동이야. 그 행동으로 엄마도 많이 화가 났단다. 절대 이런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라고 부모의 감정 표현도 해주고 위험한 행동에는 단호하게 안 된다고 설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말에 더 귀 기울여 들어주고 가능하다면 규칙적으로 아이와 함께 신체활동을 하도록 따로 시간을 만들기 바랍니다. 이 시기를 잘 보내려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평가와 판단의 대화가 아니라, 좀 더 지지적이고 감정선을 잘 따라가줄 수 있는 소통의 만남이 도움이 됩니다. 때로는 어떤 대화보다 그냥 아이와 함께 오롯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시시하다고 표현은 하겠지만 카드놀이나 보드게임 등을 함께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세상과 조율할 수 있는 성인인 부모가 아이에게 안전감과 신뢰감을 주면서 건강하게 사춘기를 보내도록 도와준다면, 아이는 부모에게서 세상과 조율하는 방법들을 모델링하면서 더더욱 큰 사람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최이선 ㅣ 닥터맘힐링연구소 소장·교육학(상담 및 교육심리) 박사

최이선 소장에게 묻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mamhealing@naver.com으로 보내주세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식사도 못 하신다”…인생의 친구 송대관 잃은 태진아 1.

“식사도 못 하신다”…인생의 친구 송대관 잃은 태진아

“작은 윤석열까지 몰아내자” 대학생들 극우 비판 시국선언 2.

“작은 윤석열까지 몰아내자” 대학생들 극우 비판 시국선언

서부지법 이어 ‘헌재 난동’ 모의…경찰, 디시 ‘미정갤’ 수사 3.

서부지법 이어 ‘헌재 난동’ 모의…경찰, 디시 ‘미정갤’ 수사

234명 성착취 텔레그램방 총책은 33살 김녹완…신상공개 4.

234명 성착취 텔레그램방 총책은 33살 김녹완…신상공개

누나 생일엔 일어나길 바랐지만…6명에 생명 주고 간 방사선사 5.

누나 생일엔 일어나길 바랐지만…6명에 생명 주고 간 방사선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