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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서울 초·중·고, ‘쿠데타 저항’ 미얀마 민주화 시위 주제로 ‘토론 수업’

등록 2021-04-06 13:59수정 2021-04-07 02:12

교육 실시 여부와 시기 등은 학교·교사 재량
미얀마 역사·문화 등 쿠데타 이외 주제도 교육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4일 시위대가 색칠한 부활절 달걀을 쥐고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군사 쿠데타에 대한 저항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4일 시위대가 색칠한 부활절 달걀을 쥐고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군사 쿠데타에 대한 저항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울 초·중·고 학생들이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에 대한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가 550명을 넘어선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진다.

서울시교육청은 6일 “‘미얀마의 봄을 기다리며’라는 제목의 계기교육 자료를 제작해 학교 현장에 보급한다”고 밝혔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를 중심으로 사회 현안을 토론하면서 학생들이 다양성·인권·평화 감수성을 바탕으로 존중과 연대의 세계시민 의식을 기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기수업(교육)은 공식 교육과정과 상관없이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주제나 사회 현안에 대한 학생들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하는 수업을 말한다. 모든 학교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교육은 아니다. 교사가 계기수업을 하려 할 경우 교과협의회와 학교 교육과정 위원회의 검토, 학교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서 할 수 있다. 앞서 인천시교육청도 지난달 31일 ‘미얀마와 민주주의’를 주제로 계기교육 자료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이번 미얀마 계기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비판적 관점에서 시민운동의 다층성을 이해함으로써 개인의 실천이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배포한 ‘미얀마의 봄을 기다리며’ 계기교육 자료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현직 교사들이 집필한 학습자료는 모두 4차시로 나눠서 제작됐다. ‘미얀마와 나의 연결고리’를 주제로 한 1차시에는 황금, 배, 목걸이, 쌀, 망고, 티브이(TV), 휴대전화, 짯(미얀마 화폐 단위) 등 8개 열쇳말로 미얀마의 위치와 역사, 우리나라와의 교류 등을 알아본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과 미얀마의 연결고리가 무엇인지 찾는다. 집필진은 “쿠데타와 같은 강한 이야기 하나가 머릿속에 박히면 오히려 그 이미지가 또다른 편견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미얀마의 쿠데타 뒤에 숨겨진 많은 이야기와 다양한 사람들에 집중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미얀마의 용감한 시민들’을 주제로 한 2차시에는 미얀마 여성들이 입는 전통 치마인 ‘타메인’과 세대·종교·인종을 뛰어넘은 미얀마 시민들의 다양한 저항운동을 알아보고 이 모습에 연대하는 시간을 갖는다. 미얀마에서는 남성이 ‘타메인’이 걸린 빨랫줄 밑으로 지나가면 힘을 잃는다는 오랜 미신이 있는데 시민들은 이를 역이용해 마을 입구 등에 타메인을 걸어 군경의 진압을 막고 시위대를 보호하고자 했다. 3차시(‘일상에서의 평화 지키기)와 4차시(‘방안에 코끼리가 있어요’)에는 현재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자기 생각을 밝히는 시간을 갖는다. 또 로힝야족에게 적대적이었던 미얀마 사람들이 ‘방안의 코끼리’(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먼저 이야기 꺼내지 않는 크고 무거운 문제)였던 문제를 용기 있게 꺼내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혐오·차별 문제 등에 관해서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습자료는 피피티(PPT), 학습지, 교사용 해설서로 구성됐으며 난이도에 따라 두 가지 등급으로 나뉘어 제공된다. 특히 3차시는 특수학교 학생 대상 자료와 다문화 학생을 위한 중국어·영어 번역본이 별도로 제공된다. 교사들은 개별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자유롭게 자료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미얀마 계기수업은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학급 활동 시간 등을 활용해 진행할 수 있다. 집필진은 “‘억압’과 ‘폭력’의 형태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어떤 아이들은 트라우마가 떠오를 수 있다”며 “‘모두에게 안전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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