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등록금반환본부가 지난 4일 진행한 대학생 215인 10km 릴레이 행진
코로나19 유행 2년차를 맞아 원격수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4년제 대학 95%가 올해 등록금을 동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학생 한 명이 부담하는 연평균 등록금은 670여만원이다. 또 원격수업 영향으로 학점을 후하게 주는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두드러져, 학생 10명 중 9명은 B학점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1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에 포함된 4년제 일반대학과 교육대학 195곳 가운데 186곳이 등록금을 동결했다. 등록금을 인하한 학교는 5곳이고, 인상한 학교는 4곳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학생 한 명이 부담하는 연평균 등록금은 673만3500원으로 지난해보다 7600원 늘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서는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비싼 공학 계열의 정원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학생 성적평가에서는 2020년 기준 과목별 B학점 이상을 취득한 재학생 비율이 87.5%로 나타났다. 이는 71.7%였던 2019년보다 15.8%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하면서 절대평가 또는 완화된 상대평가를 적용한 수업이 많아져 전체적인 학점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졸업 평점을 백분율로 환산한 점수 80점 이상을 취득한 졸업생 비율도 91.8%로 전년 대비 1.9%포인트 올라갔다.
원격수업의 질에 대한 논란이 거세고 학점 인플레이션만 생겨났는데도 대학과 교육부가 올해 학기 시작 전에 학생들의 불만에 어떻게 대처할지 적절한 논의가 부재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교육부는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명목으로 추가경정예산 1000억원을 확보해 자체적으로 등록금 반환에 상응하는 노력을 기울인 대학을 간접적으로 지원했다. 교육부는 특별장학금 지급 등 자구 노력을 한 4년제 대학 138곳, 전문대 99곳 등 237곳에 대학 규모·적립금 규모 등을 고려해 대학별로 예산을 배분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교육부 소관 1차 추가경정예산 1646억원에 대학생 등록금 반환 관련 항목은 빠졌다.
일부 학생 단체들은 올해 등록금 인하가 없다면 추후 반환이라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해는 (코로나19 유행이) 예측이 안 됐던 사안이라 불가피했더라도, 2년째인 올해는 사전 논의가 필요했다. 그러나 원격수업의 질을 강화하겠다는 말뿐인 해명에 그치는 등 대학과 교육부 모두 의지가 없어 보여 유감이다”고 말했다. 또 “등록금 반환을 한 지난해에도 학생들의 전반적인 불만족도는 80%가 넘었고, 올해도 설문을 한 학생 90% 이상이 반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5∼6월에 대부분 대학의 결산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있을 것이기에 그때 등록금 반환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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