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여성

“한국 여성 임금지표 ‘최하위’…인도, 예몐, 콩고 수준”

등록 2022-03-07 17:40수정 2022-03-08 10:48

세계은행,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24억명 여성, 동등한 경제적 기회 못 가져
한국 70위→61위, 점수는 4년째 제자리
나라별 경제적 권리의 성평등 지수. 파란색이 짙을수록 평등도가 높은 걸 뜻한다.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갈무리
나라별 경제적 권리의 성평등 지수. 파란색이 짙을수록 평등도가 높은 걸 뜻한다.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갈무리

전세계 24억명의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경제적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과 관련한 법적 지위와 권리는 남성 100점 기준 85점이었지만, 하위 항목인 임금지표는 25점으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세계은행이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2022 여성의 일과 법’(World Bank’s Women, Business and the Law 2022)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여성들은 남성들이 누리는 경제활동 관련 법적 지위와 권리의 4분의 3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지위 및 권리를 100점으로 했을 때 여성에 부여된 권리는 평균 76.5점에 그쳤다. 세계은행은 2020년 10월∼2021년 10월 190개국을 대상으로 여성의 경제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8개 분야(이동의 자유·직장·임금·결혼·육아·사업·자산·연금과 관련한 권리)에 대한 법과 제도를 조사해 ‘WBL 지수’를 만들었다. 조사는 각 나라의 가족, 노동, 법 분야 전문가와 성평등 관련 활동가 2천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종합 85점으로 190개 나라 가운데 61위를 차지했다. 전체 국가별 순위는 지난해 70위에서 61위로 상승했지만, 지난 4년간 85점에서 변동이 없었다. 국내에서 수년 동안 성평등과 관련한 법적·제도적 개선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8개 분야 가운데 이동의 자유와 직장·결혼·자산·연금 지표는 100점으로 최고점을 받았지만, 임금지표는 25점으로 최하위 그룹에 속했다. 임금지표는 평등한 보수를 보장하기 위한 법률이 있는지를 조사해 산출한다. 보고서는 남성과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법제화한 나라는 조사 국가의 절반인 95개 나라라고 밝혔다. 임금지표에서 25점을 받은 국가는 중국, 일본, 인도,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콩고, 예멘 등이다. 육아·사업 지표에서는 각각 80점·75점을 받았다.

12개 나라는 모든 영역에서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법적 지위를 부여해 100점을 받았다.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최하위 그룹으로는 요르단강 서안지구(26.3점)·예멘(26.9점)·수단(29.4점)·카타르(29.4점)·이란(31.3점) 등이 꼽혔다. 지난해 성평등을 위한 법·제도적 개혁을 단행한 국가는 23개국으로 집계됐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변화가 많았는데, 가봉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없애기 위한 법을 제정하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 가봉의 WBL 지수는 지난해 57.5점에서 올해 82.5점으로 상승했다.

여성의 경제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8개 분야 지표 평균 점수.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갈무리
여성의 경제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8개 분야 지표 평균 점수.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갈무리

전세계적으로는 임금·직장·육아 지표에서 가장 많은 개혁이 이루어졌다. 보고서는 “여성 노동자를 성차별·성범죄로부터 보호하거나 부모를 위한 유급 휴가를 늘리고, 여성의 직업 제한을 없애는 데 중점을 둔 개혁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그 덕에 임금·육아 지표는 평균이 지난해보다 각각 0.9·0.7점 올랐다. 그러나 여전히 평균으로는 68.7점(임금)·55.6점(육아)으로 지표 가운데 가장 낮아 앞으로도 이 분야에서의 개혁이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평균이 가장 높은 지표는 이동성(88.6점)이고, 그다음으로는 사업(84.3점)·자산(81.2점)·직장(80.5점)·결혼(80.1점)·연금(73.4점)·임금·육아 순이다.

보고서는 “여성들이 가정에서 불평등한 위치에 있다면 직장에서 평등을 이룰 수 없다”면서 “정부는 여성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고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법·제도적 개선 속도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지금, 한겨레가 필요합니다.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 정권 숨통 끊어야…탄핵 후 진상규명” 해병대 예비역 444명 시국선언 1.

“윤 정권 숨통 끊어야…탄핵 후 진상규명” 해병대 예비역 444명 시국선언

‘의료급여 빈곤층’ 본인부담금 7배 뛸 수도…정률제로 전환 추진 파장 2.

‘의료급여 빈곤층’ 본인부담금 7배 뛸 수도…정률제로 전환 추진 파장

오세훈 서울시장, 인도 출장 하루 전 갑자기 취소 3.

오세훈 서울시장, 인도 출장 하루 전 갑자기 취소

한강과 제주4·3 건드린 방심위…왜곡의 왜곡의 왜곡 4.

한강과 제주4·3 건드린 방심위…왜곡의 왜곡의 왜곡

의대생 400명 ‘실기시험 문제 유출’ 수사 선상에…의사면허 취소될 수도 5.

의대생 400명 ‘실기시험 문제 유출’ 수사 선상에…의사면허 취소될 수도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