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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고대교수 강의때 성희롱 발언 심각

등록 2006-02-21 19:37

“짧은치마 입고 와야지…목소리가 교태 넘쳐”
“여학생은 발표할 때 빨간색 짧은 치마를 입고 와야지.” “방금 발표한 여학생의 목소리가 교태 넘쳐 좋았다.”

명문대학인 고려대의 일부 교수들이 강의 시간에 학생들을 상대로 이런 성폭력성 발언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고려대 ‘성희롱 및 성폭력상담소’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2006년 전체 교수 세미나에서 공개한 내용에서 밝혀졌다.

이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학생들이 작성한 강의평가엔 △여성 비하 발언 △남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적 발언 △성적 농담 등을 지적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상담소는 밝혔다. 강의 평가를 보면, 어떤 교수는 “희소가치가 높은 게 뭐냐”라고 학생들에게 묻고 한 학생이 “여자”라고 대답하자 “아니다. 처녀다”라고 말했으며, 다른 교수는 “너네 어머니도 유방이 크냐”는 명백한 성폭력 발언을 했다고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전했다.

강의평가엔 성폭력 발언 외에 “여자는 집에 가서 애나 봐라” “자고로 모든 문제는 여자 때문에 발생한다”는 등의 시대착오적 여성 비하 발언도 들어 있었다.

성폭력상담소는 이날 세미나에서 교수들에게 “예전 같으면 농담으로 치부되던 교수들의 언행이 지금은 학생들에게 성폭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언행에 조심할 것”을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4월 이 대학 정경대의 한 교수는 전공 수업 강의 도중 “취업하고 싶은데 못하는 심정은 성폭행을 당하고 싶은데 못 당하는 늙어가는 여자의 심정과 같다”고 말해 강의를 중단한 바 있다.

연합뉴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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