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를 코앞에 두고 서울구치소 안에서 목을 맨 여성 재소자(35·<한겨레> 2월23일치 1면, 2월24일치 2·4면)의 자살 배경 등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본격 조사에 나섰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4일 오전 경기 의왕시 포일동 서울구치소에 3명의 조사관을 보내 여성 재소자의 자살기도를 둘러싼 의문에 대해 직권 조사에 앞선 기초 조사활동을 벌였다.
인권위 조사관들은 이날 법무부 해명대로 문제의 교도관이 상담실에서 여성 재소자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가벼운 신체접촉만을 했는지, 이에 재소자가 항의한 뒤 구치소 쪽이 적절한 절차에 따라 조처했는지 등을 알아보고 상담실과 여성 재소자 수용실 등 현장을 둘러봤다.
특히 인권위는 여성 재소자가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자살을 기도했다는 법무부의 주장과 관련해,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 뒤 갑자기 자살을 시도한 것은 단순한 신체접촉 이상의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집중조사를 벌였으며, 여성 재소자가 남긴 유서 공개를 요구했다. 아직까지 인권위 쪽에 유서가 공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인권위는 아울러 다른 재소자들과 면담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기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23일부터 진상조사반을 꾸린 법무부도 서울구치소 관계자와 서울지방교정청, 교정국 등 관련 부서 담당자 등을 상대로 교도관의 성적 괴롭힘이 자살 동기가 됐는지 등을 조사중이다.
한편 지난 19일 자살을 기도해 경기 안양시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는 여성 재소자는 6일이 흐른 24일 밤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사경을 헤매고 있다.
병원 쪽은 “환자의 자기 호흡이 30%에 불과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며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산소부족으로 뇌 손상이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병원 쪽은 또 “현재 특별한 치료보다는 생명을 연장하는 차원의 집중치료만을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상태는 전혀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여성 재소자가 치료 중인 중환자실 주변에는 가족들과 서울구치소 직원들이 나와 병세를 지켜보고 있다. 서울구치소 쪽은 “형 집행정지 조처가 내려졌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직원들이 번갈아 간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왕 안양/김기성 유신재, 김태규 기자 rpqkfk@hani.co.kr
의왕 안양/김기성 유신재, 김태규 기자 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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