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적으로 ‘성적인’ 외모 평가를 받은 여성 의원 비율이 남성 의원에 비해 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경기도 광역의원 85명(여성 21명, 남 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를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여성 의원은 33%로, 남성 의원(4.7%)에 비해 7배나 높았다. 반면, 직·간접적으로 외모 평가를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한 남성 의원은 60.9%였지만, 여성 의원은 33.3%에 그쳤다.
성희롱 등 성폭력을 겪은 의원 비율도 성별에 따라 달랐다. ‘가슴, 엉덩이 등 특정 신체 부위를 쳐다보는 행위’를 직접 경험한 여성 의원은 9.5%로, 남성 의원은 3.1%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또 여성 의원 셋 중 하나는 ‘회식 등의 자리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하는 행위’를 경험했으며, ‘포옹·손잡기 등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행위’를 직접 경험한 여성 의원도 세 명 중 한 명꼴(33.3%)이었다.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행위를 직접 경험한 남성 의원 비율은 6.3%로 여성 의원의 1/5 수준이었다. 성폭력·성희롱 발생 장소에 대해서는 회식 장소(58.7%)가 가장 높았고, 워크숍 및 야유회(43.5%), 의회 내와 의원 활동 관련 모임(19.6%)이 뒤를 이었다.
해당 조사는 2022년 1월~2월 온라인·대면을 통해 이뤄졌으며, 조사 결과는 ‘지방의회의 성평등 수준 향상을 위한 연구: 경기도 광역의회를 중심으로’(심선희) 정책보고서에 담겼다. 보고서를 쓴 심선희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정책 과제로서 △의회 내 성평등 관련 규정·조처 강화 △의회 구성·운영에서 성별 균형 추구 △의회 내 성희롱·성차별 관련 시스템 점검 및 감시 △성평등 의제 발굴·논의를 위한 기구 모임 구성 등을 제안했다.
지난 3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에서의 여성폭력 방지 제도화를 위한 토론회 ‘여성이 안전하게 정치할 권리를 찾아서’에서 참석한 한 현직 시의원은 “시의회 윤리 강령을 봤더니 성평등 이슈는 전혀 없고 의원의 겸직불가·청렴 등에 대해서만 언급됐다”며 개정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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