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오전 서울 수유동 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에서 성매매 여성 지원단체 활동가들과 기독교장로회 관계자들이 모여 ‘두레방 창립 20주년 기념예배’를 올리고 있다. 두레방 제공
여성인권 지원 ‘두레방’ 창립 20돌
86년 기지촌여성 위해 문열어… 이젠 대중운동으로 전환 채비 두레방이 풀어야 할 과제는 다양했다. 기지촌 주변 여성들의 선불금, 임금체불, 국제결혼, 이혼 등 법률적인 문제 해결 지원과 함께 제빵, 공예 등 자활프로그램을 운영해 전업을 도왔다. 의료·생계 지원도 맡았다. 기지촌 여성에 대한 편견 탓에 운영비 지원은 국내 후원이 힘들어 오랫동안 외국에서 도움을 받기도 했다. 나라에서 두레방을 지원하기 시작한 건 고작 지난해 연말부터였다. 이날 미국에 거주하는 창립자 문혜림씨는 건강이 여의치 않은 탓에 비디오 영상물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는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돕는 게 중요하다”며 “가난에 쫓긴 여성들이 기지촌에 온 상황을 알게 되면 그들이 피해자인 걸 알게 된다”고 말했다. “기술을 가르쳐야겠다 싶어 처음으로 빵을 만든 날, 빵 하나를 둘이 나눠먹었어요. 이게 바로 성찬식이구나 싶었죠.” 아내 대신 행사에 참석한 문동환 목사는 “어떤 의미에서 그들(기지촌 여성들)이 나를 구원했다”며 “죄인은 그들이 아니라 그렇게 만든 우리 자신”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장녀 문영미씨는 어머니를 대신해 감사패를 받았다. 2003년 정부가 성매매방지법을 시행한 뒤에도 두레방은 한동안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빈 목사(강남 동광교회 담임목사)는 “기지촌 주변 여성 문제는 미군, 제국주의, 여성인권, 성매매, 이주여성 문제 등이 중층적으로 작용하지만 사회적 편견 탓에 지원이 부족해 늘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영님 두레방 원장은 “보통 사람 다수가 참여하는 운동으로 전환해 이를 통해 기지촌 주변 여성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명예회복을 돕고 싶다”고 활동 계획을 밝혔다. (두레방 후원 농협 552-01-009307 유영님) 글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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