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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차질없다” 안일 대응에 부적절 언행…김현숙 장관 거취는?

등록 2023-08-14 06:00수정 2023-08-14 11:41

태풍 카눈으로 인한 특보가 전국적으로 발효된 지난 10일 오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카눈으로 인한 특보가 전국적으로 발효된 지난 10일 오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책을 다 세워놔서 차질 없이 준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해 10월25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이 열달 남았는데 잘 진행될 것 같냐”는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김 장관의 호언장담에, 이 의원은 “두고 봐라. 역사가 장관님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열달 뒤, 이 의원의 경고는 현실화됐다. 잼버리 개막 첫날인 지난 1일부터 위생 상태가 엉망인 화장실과 천 조각으로 가려진 샤워실 등 야영지의 편의시설 상태가 열악하다는 항의가 빗발쳤고,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온열질환자들이 폭증했다. 급기야 지난 5일 대회 참가국 중 가장 많은 대원(4500명)을 파견한 영국이 폭염과 위생, 보건 등 부실 운영 문제를 들어 야영장에서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 미국·싱가포르도 조기 퇴영에 동참하자 “나라 망신”이라며 잼버리 ‘주무부처’인 여가부를 향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특히 김 장관은 중요 순간마다 ‘부적절한 언행’으로 가뜩이나 들끓는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6일, 새만금 영내에서 발생한 타이 지도자의 성범죄 의혹에 대해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발언한 게 한 예다. 김 장관이 사건의 심각성을 이해 못 했거나,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또 지난 8일 ‘잼버리 조기 철수가 부산 엑스포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지적엔 “오히려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는 ‘황당’ 변명을 내놔 질타를 받았다.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김 장관의 입지는 나날이 좁아지고 있다. 지난 8일 브리핑을 하기로 했다가, 1시간 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옆 ‘배석자’로 지위가 바뀌었고, 9일부턴 아예 공식 브리핑에 서지도 못했다.

야당에서는 곧장 김 장관의 사과와 사퇴 요구가 나왔다. 여당에서도 비판이 있지만, 며칠 전과는 달리 ‘김현숙 책임론’은 쑥 들어간 분위기다. 김 장관의 책임을 인정하면, 곧 현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까 우려한 탓이다. 다만 대통령실 쪽에서도 잼버리 파행을 통해 김 장관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책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장관은 잼버리 행사 종료 뒤 13일까지도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여가부 관계자는 “아직 한국에 남아 있는 참가자들이 있기 때문에, 우선 행사 마무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장관 책임론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14일 여가부 정례브리핑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 자리에선 행사 파행에 따른 책임에 대한 질문이 빗발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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