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바이어가 본 ‘요즘 20대’
“어중간한 중저가 브랜들은 값이 싸도 팔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값비싼 캐릭터 의류 브랜드들은 서두르지 않으면 살 수 없을 만큼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갑니다.”
20대가 주소비자층인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의 이성희 바이어는 요즘 20대 여성들이 합리적인 소비와 가치소비 행태를 동시에 보이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굳이 비싼 것을 살 필요가 없는 단품류는 인터넷이나 패션 쇼핑몰에서 아주 싸게 사고, 정장류 등은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기 때문에 브랜드 콘셉트가 분명하지 않은 브랜드들은 설 자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값이 비싼 옷은 누가 봐도 멋지고 세련돼 보이죠. 과시욕으로 명품을 구입하는 20대 여성들도 있지만, 20대 초반의 여성들은 ‘명품족’이 되기에는 경제력이 떨어집니다.”
그는 요즘 젊은 여성들이 명품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과거처럼 특정한 유명 브랜드를 맹종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유통경로와 브랜드를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가 넘쳐나 선택 폭이 넓어진데다 인터넷에서 패션 코디네이션 정보를 많이 얻기 때문에 머리에서 발끝까지 특정 브랜드를 고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티셔츠는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스커트는 패션 쇼핑몰에서, 볼레로는 유명 브랜드를 구입하는 식으로 아이템별 차별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그는 “세일 전에 물건을 구입했다가 세일 때 가격이 인하된 것을 보고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며 차액을 돌려달라고 하는 20대 여성들이 제법 있다”며 “쇼핑 때마다 가격을 일일이 비교하는 알뜰한 젊은 여성들이 많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미 기자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