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변종영업실태
유사 성행위 등 기승…합법 가장 버젓 영업
해외원정ㆍ인터넷이용 `개인거래'도 활개
유사 성행위 등 기승…합법 가장 버젓 영업
해외원정ㆍ인터넷이용 `개인거래'도 활개
홍등가의 불빛은 잦아들었지만 성매매 행위는 더욱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일상으로 파고 들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그동안 성매매집결지 위주로 이뤄지던 `고전적' 의미의 성매매는 크게 위축된 대신 음성적이고 새로운 모습의 성매매가 주택가와 인터넷 속으로 더 가까이 파고들고 있다.
스포츠마사지, 퇴폐이발소, 안마시술소, 대딸방 등으로 이름 붙여진 음란업소에서는 유사 성행위뿐 아니라 성매매까지 공공연히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종 성매매업소의 대표격은 불법 안마시술소.
단순히 안마를 받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여성 종업원과의 성매매가 이뤄지는 불법 안마시술소는 유흥가뿐 아니라 주택가 등에도 우후죽순처럼 퍼져 성매매집결지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유흥업소 신용카드 이용실적에 따르면 안마시술소의 카드 이용실적이 전년보다 22.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에도 불법 안마시술소가 성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법 시행 후 성 구매 경험이 있는 남성의 3분의 2 가량이 안마시술소를 이용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김은경 연구팀이 올해 초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12월 서울 및 수도권에 사는 20~60대 남성 448명 중 최근 1년 새 성 구매 경험이 있는 남성(89명)의 63%가 안마시술소를 이용했다고 답했다.
`남성전용 휴게텔', `스포츠마사지', `피부관리실' 등 간판을 걸어놓고 성매매를 알선하는 불법 업소나 출장 마사지를 빙자해 호텔, 여관뿐 아니라 가정집에서 성매매를 하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요즘은 휴게텔, 피부마사지 등 상호만 보고는 보통 이발소인지 마사지업소인지 아니면 성매매가 이뤄지는 곳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업소는 허가제가 아니라 세무서에 등록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어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 대 개인으로 이뤄지는 성매매도 부쩍 늘었다.
경찰청이 올 여름 실시한 성매매 집중 단속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성매매를 했다가 적발된 건수가 3천332건으로 전체 검거 인원의 22%를 차지할 정도다.
성매매를 하려는 여성이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조건 만남' 등 제목으로 채팅방을 열면 성 구매를 원하는 남성이 들어와 만날 시간과 장소, 금액을 협의해 조건이 맞으면 10만~20만원을 대가로 성행위를 하는 것이 전형적인 인터넷 성매매.
경찰 관계자는 "과거 성매매집결지에서 일했던 여성들이 인터넷 성매매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인터넷 성매매도 일회성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집결지에서 빠져 나간 성매매 여성의 상당수는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성매매 원정길에 나서면서 국가적 망신을 초래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지난달 워싱턴과 뉴욕 등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밀입국한 한국 여성 60여명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 30여명이 현지 수사기관에 붙잡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티모시 림 교수는 지난 7월 한국의 봄빛 여성재단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미국에서 성매매를 하는 한국 여성이 적어도 5천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최근에는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와 성매매 여성들이 처음으로 적발되는 등 국경을 넘나드는 해외 성매매의 유형도 갈수록 다양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부유층 남성과 돈이 필요한 유부녀를 연결해주는 `스폰서' 인터넷 카페가 성행하면서 불륜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성매매 단속이 강화되면서 단속이 어려운 다른 업소로 위장하거나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일 대 일로 이뤄지는 변종 성매매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갈수록 교묘해지는 성매매 행위를 효율적으로 단속하기 위해 다양한 수사기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제성 강건택 기자 js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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