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소식이 있다. ‘성매매예방다짐이벤트’ 이야기다. 매년 급증하는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연말에 성행하는 망년회를 비롯한 회식 후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국가는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골자다. 대상은 “성인 남성 및 단체”다. 과연 여성가족부는 빗발치는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거센 반대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본다. 이벤트 대상은 “성인 남성 및 단체”로 한정했다. 총 상금은 360만원이며 1,2,3등에 당첨된 단체에게 차등적으로 지급된다. 1등 1개팀에게는 100만원, 2등 2개팀에게는 각각 50만원, 3등 3개팀에게는 각각 20만원, 참가상 10명에게는 10만원씩 지급된다. 이벤트를 마련하기 위해 투입된 세금은 총 5,600만원에 이른다고 하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캠페인 사이트에 접속하고 간단한 신상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즉 온라인상에서 서명하는 방식이다. 여성가족부는 온라인상에서 서명하고 상금을 지원받는 “성인 남성 및 단체”를 신뢰하는가? 상금을 지원받은 당첨자를 직접 감시할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한마디로 지원받은 돈으로 성매매를 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당첨자가 지원받은 돈을 악용할 수 있다는 의심은 기본적으로 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벤트에 사용하는 돈은 국민이 낸 세금이기 때문이다.
대상 문제다. 물론 만취한 성인 남성이 성매매에 가담할 가능성은 많다. 이성이 마비된 상태에서 절제되지 않은 감정이 무자비하게 표출될 수도 있다. 여성가족부가 제시하는 실질적인 통계치를 받아들여도 별 무리는 없다. 성매매를 한 성인 남성 중 94%가 음주 상태였다는 게 여성가족부가 내 놓은 근거다. 하지만 술에 취한 상태인 “성인 남성 및 단체”를 ‘충분히 성매매에 가담할 용의가 있는 당사자’로 보는 것은 엄연한 매도다. 성매매를 한 성인 남성 100명 중 94명이 음주 상태였다고 해서 모든 술 취한 남성이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엄청난 논리적 비약이며 편협하고 성급한 태도다. 국가 행정을 할 때에는 마치 살얼음을 걷는 듯한 자세가 필요함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 아닐까.
필요에 의해 나눈 시간 개념을 받아들인다고 가정하면 이제 연말이다. ‘병술년’을 보내고 희망에 찬 ‘정해년’을 맞이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남는 세금은 적정한 곳에 써야 할 것이며 한 푼이라도 낭비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피땀 흘려 번 세금이 어디로 세고 있는 지 시민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마땅히 재검토해야만 한다. 시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필요에 의해 나눈 시간 개념을 받아들인다고 가정하면 이제 연말이다. ‘병술년’을 보내고 희망에 찬 ‘정해년’을 맞이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남는 세금은 적정한 곳에 써야 할 것이며 한 푼이라도 낭비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피땀 흘려 번 세금이 어디로 세고 있는 지 시민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마땅히 재검토해야만 한다. 시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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