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여성

[필진] 혈세 낭비하는 여성가족부

등록 2006-12-27 14:57

희한한 소식이 있다. ‘성매매예방다짐이벤트’ 이야기다. 매년 급증하는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연말에 성행하는 망년회를 비롯한 회식 후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국가는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골자다. 대상은 “성인 남성 및 단체”다. 과연 여성가족부는 빗발치는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거센 반대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본다. 이벤트 대상은 “성인 남성 및 단체”로 한정했다. 총 상금은 360만원이며 1,2,3등에 당첨된 단체에게 차등적으로 지급된다. 1등 1개팀에게는 100만원, 2등 2개팀에게는 각각 50만원, 3등 3개팀에게는 각각 20만원, 참가상 10명에게는 10만원씩 지급된다. 이벤트를 마련하기 위해 투입된 세금은 총 5,600만원에 이른다고 하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캠페인 사이트에 접속하고 간단한 신상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즉 온라인상에서 서명하는 방식이다. 여성가족부는 온라인상에서 서명하고 상금을 지원받는 “성인 남성 및 단체”를 신뢰하는가? 상금을 지원받은 당첨자를 직접 감시할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한마디로 지원받은 돈으로 성매매를 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당첨자가 지원받은 돈을 악용할 수 있다는 의심은 기본적으로 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벤트에 사용하는 돈은 국민이 낸 세금이기 때문이다.

대상 문제다. 물론 만취한 성인 남성이 성매매에 가담할 가능성은 많다. 이성이 마비된 상태에서 절제되지 않은 감정이 무자비하게 표출될 수도 있다. 여성가족부가 제시하는 실질적인 통계치를 받아들여도 별 무리는 없다. 성매매를 한 성인 남성 중 94%가 음주 상태였다는 게 여성가족부가 내 놓은 근거다. 하지만 술에 취한 상태인 “성인 남성 및 단체”를 ‘충분히 성매매에 가담할 용의가 있는 당사자’로 보는 것은 엄연한 매도다. 성매매를 한 성인 남성 100명 중 94명이 음주 상태였다고 해서 모든 술 취한 남성이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엄청난 논리적 비약이며 편협하고 성급한 태도다. 국가 행정을 할 때에는 마치 살얼음을 걷는 듯한 자세가 필요함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 아닐까.


필요에 의해 나눈 시간 개념을 받아들인다고 가정하면 이제 연말이다. ‘병술년’을 보내고 희망에 찬 ‘정해년’을 맞이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남는 세금은 적정한 곳에 써야 할 것이며 한 푼이라도 낭비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피땀 흘려 번 세금이 어디로 세고 있는 지 시민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마땅히 재검토해야만 한다. 시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나의 글이 세상을 품는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지금, 한겨레가 필요합니다.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