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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아빠표 이벤트’로 딸과 사귀죠

등록 2007-04-24 19:27

이준수씨는 자신을 낮춰 딸사랑을 실천하는 ‘눈높이 아빠’다. 이씨와 둘째 딸 그리나양의 팔짱 낀 모습이 다정하기만 하다.
이준수씨는 자신을 낮춰 딸사랑을 실천하는 ‘눈높이 아빠’다. 이씨와 둘째 딸 그리나양의 팔짱 낀 모습이 다정하기만 하다.
다큰 딸 어떻게 대해야 하느냐고요?
어느날 갑자기 훌쩍 커버린 딸의 모습을 보고 당혹스러워하는 아빠들이 적지 않다. 마냥 어린 아이로만 여겼는데 어느덧 ‘여자’가 다 된 딸을 대하려니, 아무래도 엄마보다는 딸과의 ‘관계 맺기’에 서툰 아빠로서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가까이 다가가자니 오히려 튕겨나갈 것 같고, 조심스러워 그냥 있자니 더 멀어질 것 같다. 딸들에게 언제까지나 좋은 아빠로 남을 수는 없을까?

두딸 아빠 이준수씨 사랑법은
함께 떡볶이 먹고 산책하고
문자 보내기는 기본센스
어느덧 “엄마보다 아빠가 편해요”

16살, 20살 두 딸의 아버지인 이준수(48·회사원)씨가 내리는 처방은 단순하다. “가부장적인 아빠의 모습에서 벗어나, 늘 친구 같은 아빠가 되라”는 것이다. 이씨가 ‘딸사랑 아버지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씨는 한 달에 한 차례씩 회원들과 만나 서로의 경험을 나눈다.

이씨의 ‘딸사랑 실천법’은 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작은 ‘아빠표 이벤트’들을 자주 만드는 것이다. “아빠가 학교 다닐 때는 신당동 떡볶이 집이 아주 유명했는데, 아빠랑 한번 가 볼래?”라고 꾀어 함께 떡볶이를 먹으러 가는가 하면, 딸과 함께 호젓한 대학 교정을 찾아 산책을 즐기기도 한다.

큰딸이 초경을 맞았을 때는 아내와 함께 딸의 속옷을 골라 선물하고, 케이크를 사놓고 파티도 열어 줬다. “네가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는 증거”라며 축하말도 건넸다. 이씨는 “아빠가 먼저 쑥스러운 표정을 비치면 아이들이 오히려 어색해하고 부담을 느끼게 된다”며 “자연스럽게 어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빠와 딸만의 여행도 이씨가 권하는 것 가운데 하나다. 이씨는 기회가 되는 대로 딸과 함께 오붓하게 1박2일 동안 여행을 다녀온다. 여행을 갈 때는 승용차대신 기차나 버스를 이용한다. 오가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다. 이씨는 “함께 여행을 떠나면 서로에게 바라는 것을 비롯해 평소에 못 다 한 진솔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수 있고, 딸에게 아빠의 존재를 더 깊이 느끼게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이런 일이 성공하려면 평소 딸과 아빠 사이에 거리감이 없어야 한다. 이씨는 이를 위해 딸이 먹고 싶어하는 것 등 작은 일에도 크게 관심을 기울이고, 어떻게 하면 딸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을지 늘 생각하라고 말한다. 요즘 공부하느라 바빠 얼굴 보기 힘든 둘째딸과 이씨를 이어주는 것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다. 물론 “적절하게 이모티콘을 쓰는 센스는 기본”이다.

이씨가 딸들과 ‘사귀는’ 데에는 아내가 큰 도움이 됐다. 같은 여자로서 딸이 시기별로 겪는 것과 비슷한 고민을 먼저 경험한 아내가 많은 조언을 해줬다. 아내의 귀띔이 없었다면 딸의 초경 축하 파티를 여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씨는 “딸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아내에게 많은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딸은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씨의 둘째딸 그리나양은 엄마보다 아빠가 더 편하다고 했다. 엄마가 들으면 좀 서운하겠지만 말이다. “아빠는 늘 딸들하고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세요. 제가 사춘기 때 좀 못되게 굴기도 했는데 이해도 잘 해주셨고요. 편한 친구이자 기댈 수 있는 언덕이라고 할 수 있죠.”

글·사진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좋은 아빠가 가볼만한 사이트

가정경영연구소 home21.co.kr

두란노 아버지학교 father.or.kr

딸사랑 아버지 모임 daughterlove.org

딸문화 공동체 ttal.net

자녀 지도를 위한 부모넷 bumonet.or.kr

출처 : 〈아버지가 나서면 딸의 인생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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