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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이사람] 초의선사 ‘동다송비’ 세우는
조계종 신도회장 김의정씨

등록 2007-08-09 22:08수정 2007-08-09 22:19

김의정씨
김의정씨
“우리 차 문화 독창성 깨달아 널리 알렸으면”
“사람들이 술 대신 차를 마시면 사회가 한결 밝아지고 운치있을 거예요.”

불교 조계종 신도회장이자 명원문화재단 이사장인 김의정(65·오른쪽)씨는 9일 전남 해남 대흥사에 한국 차의 고전인 〈동다송〉(東茶頌)의 의의와 내용을 알리는 비석을 세우는 마음을 이렇게 전했다.

〈동다송〉은 초의선사(1786~1866)가 대흥사 일지암에서 40여년 동안 머물며 정리한 한국 다도의 고전이다. 전체 31송 안에 중국 차와 한국 차의 특징과 품질을 정리하고 △차 만들기 △물 고르기 △차 끓이기 △차 마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풀어썼다. 특히 ‘차 안에 진리와 명상의 기쁨이 다 녹아있다’는 다론은 후세까지 뚜렷한 영향을 끼쳤다.

이 〈동다송〉을 새긴 비석은 11일 오후 2시 해남 대흥사 성보박물관 뜰에서 불교계와 문화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일반에 공개된다. 동다송비(왼쪽)는 길이 8m 높이 3m 너비 1.3m로 웅장한 규모다. 바탕돌과 지붕돌을 화강석으로 올리고, 검은 몸돌에는 〈동다송〉 31송의 원문과 비석 건립의 의의를 새겼다.

“많은 이들이 〈동다송〉을 읽고 한국 차의 우수성과 그 문화의 독창성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이런 깨달음이 한국 차문화를 널리 알리고 차 마시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원천이 되지 않을까요.”

〈동다송〉으로 비롯된 김씨의 다담은 가야부터 고려·조선을 거쳐 일제까지 물 흐르듯 막힘없이 이어졌다.

“2천년 전 가야 때부터 차를 마셨고, 고려 때는 궁중 안에 차를 준비하는 다방이 있었어요. 조선 때는 판관들이 재판에 앞서 차를 들며 마음을 먼저 다스렸지요. 우리 역사의 갈피마다 이런 차문화가 들어 있어요. 다만 우리가 알려 하지 않을 뿐이지요.”


동다송비
동다송비


11일 해남 대흥사에서 ‘31송’ 새겨 제막
어머니 뜻 이어 ‘궁중다례의식’ 보유자로
쌍용그룹 2세…명원재단 세워 ‘차’ 운동

그는 한국 차를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차 마시는 사람을 특이하고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국회의원들부터 술집가지 말고 찻집가면 어떻겠느냐고도 했다.

이런 생각은 ‘우리 다례’에 천착했던 어머니 김미희(작고)씨의 헌신과 열정에서 비롯됐다. 어머니는 1970년대 김명길·성옥염 등 조선 왕실의 상궁 2명을 수소문해 궁중다례를 전수받았고 이는 김씨에게 이어졌다. 이를 전승한 그는 2001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7호인 궁중다례의식 보유자로 지정을 받았다.

그는 1995년 어머니의 호를 딴 명원문화재단을 설립하고 국내외에 차 문화를 보급하는 데 앞장섰다. 서울시내 공무원과 교사들을 상대로 다례교육을 펼쳐 인기를 모았다. 방송국을 드나들며 드라마에서 술 마시는 장면 대신 차 마시는 장면이 나오도록 정성을 들이기도 했다.

쌍용그룹 고 김성곤 회장의 둘째 딸인 그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국립현대미술관·불교텔레비전·여성신문사·내셔널트러스트 이사 등으로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쳐왔다. 2005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1천만 불자의 대표인 조계종 신도회장을 맡았고, 같은 해 한국언론인연합회에서 주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을 받았다.

해남/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조계종 신도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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