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여성 인력 키우는 데 힘쓰겠다”

윤영미 전 헌법연구관

고려대 법대 100년만에 첫 여성교수 윤영미 전 헌법연구관

“여성 인력이 전문직에 많이 진출하는 경향인데 좀 늦은 감이 있는 것 같아요. 학생의 눈으로 다양성을 살리고 균형잡힌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100년 전통의 고려대 법과대학에서 첫 여성 교수가 된 윤영미(45·사진)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은 12일 여자라서 임용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전문직 여성 인력 배출과 균형있는 법조 인력 양성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해 2학기 개강일인 지난 1일자로 신규 임용된 윤 교수는 법과대 교수 43명 중 유일한 여성 교수로 ‘헌법총론’ 등 3과목 강의를 맡고 있다.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에 1905년 ‘법률학전문과’가 생긴 이래 법학 전공분야에 여성 교수가 임용된 것은 윤 교수가 처음이라고 고려대는 전했다.

윤 교수는 “임용 전부터 제가 첫 여교수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지금은 여성 전문인력이 많지만 내 나이 때는 어느 분야에서나 여성 인력이 적어 내가 언제나 소수의 처지인 것이 새롭지는 않다”고 말했다.

첫 여성 교수로서의 임무에 대해 윤 교수는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돕는 것도 필요하지만 학생의 시작에서 다양성을 살리고 균형잡힌 교육에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법학이란 것이 사회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정화여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윤 교수는 1984년 제26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16기)을 수료한 뒤 서울민사지법, 전주지법, 서울지법 동부지원, 서울가정법원, 서울지법, 서울고법 판사를 지냈고, 2002년부터 4년 동안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연구에 매진해왔다.

지난해 초 한양대 법대 교수로 임용됐던 윤 교수는 “법원 일이 보람이 있었지만 학문에도 관심이 많았고 본격적으로 연구활동을 하고 싶어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전했다.

윤 교수는 “구체적인 사건에 이론을 접목시켜 해결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능력을 갖추자는 취지에서 로스쿨이 시행된다”며 “실무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충분히 전달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