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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여성운동 스무해 울고웃던 이야기

등록 2007-09-20 19:30

‘여자들의 유쾌한 질주’
‘여자들의 유쾌한 질주’
여성민우회 창립 20돌 ‘여자들의 유쾌한 질주’ 발간
스무 살이 된 한국여성민우회가 그동안 함께했던 수많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 〈여자들의 유쾌한 질주〉(도서출판 민연)를 내놓았다.

민우회는 지난 12일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민우회는 호주제 폐지, 여성한테 행복한 명절 만들기, 양성평등한 직장 만들기 등 굵직한 한국 여성운동의 쟁점들을 이끌었던 단체다.

이 책은 회원과 활동가들이 1990년대 말부터 이 단체의 회보나 문집에 실었던 짧은 글들 가운데서 간추려 묶은 것이다. 따라서 그 시점마다 쟁점이 되었던 문제, 또는 여성의 애환도 함께 엿볼 수 있는 내용들이 풍부히 담겼다.

관통하는 흐름은 역시 활동가들이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과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겪는 소통 부재 문제 등이다.

이를테면 페미니스트 남편의 아이 키우기 경험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부대끼며 겪었던 가슴 짠한 이야기들도 있다. 다니던 회사에서 정부 기관 감사가 나오자, 여직원만 차출해 엘리베이터 걸 노릇과 서빙을 시키겠다는 회사의 지시에 황당해하는 모습, 또한 인사위원회를 소집해 여성이 승진해도 되는지 평가받았던 기억 등, 남녀에게 다른 직장 문화와 아직도 낯선 여자들의 승진 이야기가 솔직하게 터져나온다.

차별 없는 호칭을 요구했던 ‘호락호락 캠페인’을 추억하는 한 여성주의자는, 인터넷 악플들에서 엿보이는 남성들의 피해의식을 연민한다. 여성주의적 이슈에 난데없이 붙는 ‘여자도 군대 가라’는 고정 레퍼토리에 대해서다.

“너무나 강력하고 절대적인 대상(군대-국익-국가)에 대한 반항을 상상조차 할 수도 없는 ‘착한(!)’ 남성들에게, 결국 군대는 ‘어른’ ‘진짜 남자’가 되게 하는 곳으로 남는다. 그러나 그러한 강박적인 순종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는 상처와 분노는 더 쉽고 안전한 대상을 찾아 우회한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 병역 기피 연예인, 된장녀, 여성운동….”

또한 “‘출산 때문에 남편과 떨어져 있게 되면 남편 처지에서는 곤란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남편을 위해 손수건이나 양말 등 날마다 필요한 것들은 잘 보이는 칸에 옮겨놓는다.’ ‘예정일 12일 전: 집에 혼자 있게 될 남편을 위해 냉장고를 정리한다’”와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는 것이 ‘임산부를 위한 책’이라는 현실에 어이없어 웃고 마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올올이 그려져 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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