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성매매 여성 취업·진학 현황
자활사업 성과는
성매매를 그만둔 여성의 자활을 돕는 사업은 이들 탈성매매 여성이 안정적인 정착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한다는 취지로 2005년 도입됐다. 의료·법률 지원, 직업훈련 지원 등을 하고 각 시설이 운영하는 공동작업장에 참여할 기회도 준다. 도자기·수공예품 등을 주로 만드는 공동작업장에서 월 100시간 이상 일하면 1년 동안 한 달에 46만원을 받을 수 있다. 성매매 피해 상담을 하는 ‘동료 상담원’이나 공예 강사 같은 활동가로도 일할 수 있다.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1년 동안 한 달 77만원을 지원받는 동료 상담원으로는 현재 40명이 뛰고 있다. 성매매 집결지를 빠져나온 여성에게는 긴급생계비로 1년 동안 한 달 40만원이 지원된다.
여성부는 2005~2007년 자활지원센터를 거친 탈성매매 여성은 795명, 집결지 자활 지원을 받은 여성은 2401명으로 집계한다. 이 가운데 1253명이 취업하거나 창업했고, 83명이 대학에 진학했으며, 이들이 딴 자격증은 1480건 가량이다. 따로 직장을 얻거나 결혼하는 이는 통계로 잡히지 않기도 해, 실제 자활한 여성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 성과가 수치로 잘 잡히지 않는다는 특성을 이유로 사업에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달 3일 강아무개씨 등은 “성매매 여성이 아닌 사람에게 생계비가 지원되는 등 예산이 엉뚱하게 쓰인다”며 감사원에 국민 감사를 청구했고, 지난 20일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감사원은 바로 감사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런 주장과 감사원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배임숙일 인천 여성의 전화 연합 대표는 “학원 등록비 지원 같은 것도 중도 포기하면 바로 회수하는 등 잘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부도 이 사업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감사원 감사가 자활한 여성들의 신상 노출 등 피해를 내거나, 이 정책을 위축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임 대표는 “감사 과정에서 성매매 과거를 잊고 자활해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신상을 드러내는 등 피해를 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매매 피해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아직 아쉬운데다, 수사기관의 태만과 업주들의 방해 등으로 성매매 해결 활동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자활 지원사업의 성과도 좀더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정은 ‘윙’ 대표는 “자활에 성공해 조용히 사는 이들은 사회적 낙인 때문에 선뜻 나서기를 어려워한다”며 “지원 체계가 가동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실제로 여성들이 성매매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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