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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가족, 뒤집어보면 바로 보여요”

등록 2005-04-27 17:56수정 2005-04-27 17:56

홍서희·파이앵 설치미술가 부부

홍서희(35)씨와 브뤼노 파이앵(35)씨는 미술인 부부다. 이들은 다음달 2일부터 27일까지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리는 2004 서울여성문화축제 ‘유쾌한 치맛바람-가족풍(風)’에 전시할 작품을 만들고 있다. 홍씨는 전시공간 총연출을 하고 남편 파이앵씨는 전시장 정문 장식을 맡았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가족의 문’으로 이름지었다.

두 사람은 ‘업계’에 잘 알려진 설치 미술가들이다. 2004 유쾌한 치맛바람, 군포청소년 성문화센터, 아하 성문화센터, 여성영화제 등 각종 여성관련 행사의 전시공간 작업과 연출을 맡았다. 다양한 작품을 하고 있지만 요즘은 특히 청소년의 성과 여성의 문제와 관련된 일거리가 많다고 한다.

“제가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그게 삶과 연관된 문제였어요. 제가 일을 하면 남편 혼자 밥을 해결한다든지 하는 방식이 우리에겐 자연스러운 건데, 한국에서는 싸워서 쟁취해야 하는 것이었어요.”

두 사람은 우리 사회에서 아직은 낯선 이른바 ‘국제결혼’을 한 부부다. 결혼한 뒤 6년 동안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을 거쳐 한국까지 비교적 남들보다 자유롭게 살아왔다. 그런 파이앵씨에게 한국 땅은 “유난히 남성들의 보수성이 강한 곳”이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 주제…서울여성문화축제 전시 꾸려

“한국에서는 여자들이 스스로 먼저 이혼했다고 얘기하는 일이 드물어요. 프랑스에서는 이혼한 사람들이 많아서 흠이 되지 않거든요. 프랑스도 50~60년대에는 남자들이 보수적이었어요. 68혁명도 그렇지만 피임이 자유로워지면서 여성들이 자유로워졌지요. 인식을 바꾸는 데는 성혁명도 중요한 것 같아요.”

성과 결혼, 가족은 모두 한 묶음이다. 이런 두 사람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번 전시는 ‘다양한 가족’의 얘기가 전면에 나선다. 1섹션을 장식할 ‘즐거운 우리 가족?’이란 제목의 전시에는 기존 가치의 전복이 이뤄진다. 건물의 중앙을 거실과 화장실 등으로 꾸며 한 집안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사는 가족들에게 의문부호를 던진다. 2섹션에서는 반쪽이의 육아일기(최정현 작), 비빔툰(홍승우 작), 불량주부(강희우 작), 큰 여자 작은 여자(장차현실 작) 등 다양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전시한다. 육아를 책임지는 아빠, 장애인 딸을 둔 한부모 가족 등 대체로 ‘결손가정’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결손가정이란 딱지는 기실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덧씌워진 굴레라는 사실을 에둘러 알려주는 셈이다. 전시회의 3섹션은 ‘새롭게 쓰는 우리 가족’이란 제목을 달았다. 여기서 ‘가족’의 ‘가’자는 ‘집 가’(家)자가 아니라 ‘더할 가’(加)자다. 변화하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생각을 더 해보자는 취지다. 그래서 전시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규범이나 가치의 전복을 만나볼 수 있다.

“가족 이야기를 다룰 것이라고 해서 구태의연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전시를 하는 작가들이 대체로 ‘정상가족’이 없었어요. 저희만 해도 그런걸요. 이 전시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다양한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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