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여성

미성년자 성폭력, 맞설 힘을 길러주세요

등록 2008-08-28 21:46

한국성폭력상담소 시민 토론회
“무작정 보호보다 대처능력 중요”
“엉덩이를 특별한 부위로 가르치지 않았다면, 누가 엉덩이를 만져도 아무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죠. 그렇다고 누가 자기 엉덩이를 만졌을 때 대처하지 말란 얘기는 아닙니다. 만진 부위가 엉덩이라는 사실보다도, 누군가 내 몸을 함부로 건드렸다는 게 더 중요한 거 아닌가요?”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여성자원금고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 주관으로 시민 토론회 ‘어린이·청소년 성폭력, 드러내기+움직이기+변화시키기’가 열렸다. ‘어린이·청소년 성폭력을 줄일 수 있는가? 원리는 무엇인가?’라는 꼭지를 맡아 토론을 벌인 안백린(15·중3)양의 문제 제기가 새롭다.

안양은 “성을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는 인식 때문에 피해자들이 드러내지 못하고 상처를 키우게 된다”며 “성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끄러움을 깨야 성희롱·성폭력 등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에 대한 대대적인 캠페인이나 현장교육을 해 ‘성을 친숙하고 개방적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딸과 아들을 둔 김수경씨는 “‘밤에 돌아다니지 마라’고 하는 등 방어 교육이 어쩔 수 없이 절실하긴 하지만, 성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성교육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오매 활동가는 “성에 대해 보수적인 우리 사회가 그동안 성폭력으로부터 ‘보호’만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성폭력을 일으키는 권력 관계에 맞설 ‘자기결정권’을 키우는 데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성 문제를 주체적으로 바라보고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 성폭력이 ‘폭력’이라는 점을 또렷이 인식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토론회에 참여한 성교육 강사, 보건교사, 대학생 등 시민 토론자 20여명은 성폭력 사실을 말하고 치유받는 ‘드러내기’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해결책을 찾으려 고민을 나눴다. 중학교 보건교사인 김수은씨는 “폭넓은 성교육을 하고 싶지만, 학교에서 성교육 시간이 너무 짧아 몇 가지 핵심만 다루기에 급급하다”며 아쉬워했다. 변혜정 서강대 양성평등연구소 상담교수는 “10대의 성의식이 달라지며, 성희롱·성폭력으로 봐야 할지 등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많아졌다”며 “각본처럼 전해져 온 ‘보호 논리’를 넘어, 어린이·청소년들과 함께, 성폭력을 가능케 하는 권력 관계를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지금, 한겨레가 필요합니다.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