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싱글 마더스 포럼’
‘싱글 마더스 포럼’은 회원이 600여명인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 한부모 가장들의 모임이다. 비혼·이혼 여성 등 가장들이 서로 도우려 1980년 발족해 2002년 비영리단체로 등록했다.
단체의 역사는 ‘아동부양 수당’ 같은 정책을 놓고 정부와 끊임없이 부딪쳤던 역사라고 한다. 일본에선 정부가 아동부양 수당을 통해 한부모 가장을 지원한다. 아이가 1명이면 한 달에 4만1720엔을 지원하고, 둘째 아이가 있으면 추가로 5000엔, 셋째 아이가 있으면 3000엔을 더 준다.
정부가 1980년대 비혼 여성을 수당 지급 대상에서 빼려고 한 것에 맞섰던 운동이, 단체 기틀을 닦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92년엔 ‘이혼 당사자 한쪽의 신고만으로도 상대의 수당 지급을 정지할 수 있다’는 조항의 문제점을 짚어 결국 위헌 판결을 받아냈다. 남편의 악의적 신고로도 양육비가 끊기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 뒤로 소득에 따라 정부 지원액을 삭감하는 등의 조처에 대해서도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문제 제기는 여성 한부모 가장의 경제력이 불충분하다는 인식에서 비롯한다. 이 단체가 가장 최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어머니와 자녀로 구성된 모자가구의 연평균 수입은 약 213만엔이다. 전체 가구 연평균 수입(564만엔)의 약 38%, 아버지와 자녀로 구성된 부자가구(421만엔)의 절반 가량에 그치는 것이다. 여성 한부모 가장 가운데 43.6%가 단시간 노동을 하는 등 고용 형태도 취약하다. 우리나라 기초생활수급제도와 비슷한 ‘생활보호 제도’가 있지만, 지원액이 많지 않고 수급률도 높지 않아 효과가 작다고 한다. 이 단체가 더 안정된 정부 지원을 촉구하는 근거들이다.
혼자서 아들이 장성할 때까지 키웠다는 아카이시 지에코 싱글 마더스 포럼 이사는 “일본과 한국은 모두 남성 지배 구조가 강하기 때문에 두 나라 여성 한부모 가장들의 상황은 비슷한 듯하다”며 “싱글 마더스 포럼처럼 한국에서도 한부모 가장들이 스스로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어 제도 개선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두 나라 한부모 여성들이 더욱 협력할 것도 제안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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