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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편견의 낙인, 사진찍기로 치유

등록 2008-10-24 19:28

프리랜서 사진작가 김정하(맨 왼쪽)씨 등 막달레나의 집 사진전 참여자들이 홍보 포스터 앞에서 웃음을 짓고 있다.
프리랜서 사진작가 김정하(맨 왼쪽)씨 등 막달레나의 집 사진전 참여자들이 홍보 포스터 앞에서 웃음을 짓고 있다.
성매매 피해여성들 ‘위풍당당’ 사진전…“새세상 발견”
스스로의 존재를 쉽게 세상에 드러내지 못했던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자신이 찍은 사진을 통해 세상을 향한 ‘당당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성매매 피해 여성 지원단체인 ‘막달레나의 집’이 29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 종로 포스갤러리에서 여는 사진전 ‘모든 것이 되는 시간-위풍당당 그녀들’은 성매매 피해 여성, 쉼터 활동가, 자원봉사자 등 13명이 찍은 사진 20여점을 선보인다. 올해 4월부터 성매매 피해 여성 치유 프로그램의 하나로 시작한 사진 강좌의 결과물이다.

성매매 피해 여성이었던 윤아무개(29)씨는, 스스로 사진에 찍히는 건 “언제나 두렵고 꺼려졌다”고 했다. 그러나 직접 사진을 찍다 보니 다른 사람의 사진기 앞에도 자연스럽게 서게 됐고, 나중에는 “더 예쁘게 찍어 달라”고 조르게 됐다고 한다.

성매매 업소 집결지였던 서울 용산에서 오랫동안 “손님과 술만 봐 왔다”는 김아무개(50)씨도 “사진을 찍으면서는 ‘옷가게가 있네’, ‘아가용품 가게도 있었네’ 감탄하며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매매 경험도, 이를 극복하는 과정도 좁은 울타리 안에서만 이뤄졌는데 “사진 찍기를 통해 그 울타리를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막달레나의 집의 활동가 김문진씨는 “그동안 피해 여성들은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피해 숨어 있었다”며 “그러나 사진을 찍고 다른 이의 모델도 돼 주면서 조금씩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시회 이름도 ‘위풍당당’이라고 지었다.

자원봉사자도, 쉼터 활동가도 모두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사진을 가르치고 전시회도 기획한 프리랜서 사진작가 김정하씨는 “자원봉사를 하며 한 식구가 됐다”고 한다. “모두가 사진으로 소통했기에, 나중에 모두 함께 환하게 웃을 수 있었어요.” 이옥정 막달레나의 집 대표는 “웃음을 되찾는 건 성매매 피해의 상처를 치유하는 마지막 단계”라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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