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을 낳고 보살피는 여성의 영성을 다시 한번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열린 ‘생명운동과 페미니즘’ 워크숍 한 장면. 행사에서 아이 아빠가 산모의 발을 씻겨주고 있다. 사진 생명과 평화의 길 제공
9월 ‘생명문화포럼’ 제1차 워크숍 열려 만화가 장차현실씨 주인공…산모·새생명 축복 퍼포먼스 젊은 시절 한때 여성들에게 ‘운동권 남성우월주의자’로 불리던 남성 생명운동가들과 그런 남성들에게 ‘급진적 여권운동가’라고 지탄받던 페미니스트들이 한 자리에서 만났다. 서로 생각이 달랐던 이들이 만난 이유는 ‘생명’과 ‘살림’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지난달 29~30일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토지문화관. 사단법인 ‘생명과 평화의 길’(이사장 김지하)이 올 9월에 여는 ‘세계생명문화포럼 2005’를 앞두고 마련한 제1차 워크숍이 만남의 장으로 펼쳐졌다. 워크숍의 주제는 ‘생명운동과 페미니즘’. 64억 인류가 평화롭게 더불어 살려면 생명을 돌보고 보살피는 여성의 영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마련한 행사였다. 둘쨋날 아침 절수행과 명상으로 고요히 몸과 마음을 가다듬은 참석자들은 생명환영식을 준비했다. 이 행사는 생명 탄생의 의미를 되새기고 산모와 새 생명을 축하하는 퍼포먼스이자 이번 워크숍의 고갱이.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한 용품들을 챙겨주는 서양의 ‘베이비 샤워’와 비슷하다. 행사의 목적은 ‘선물’이 아닌 ‘축복’. 이날의 주인공 산모는 만화가 장차현실씨.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딸과 함께 살아가는 한 부모 이혼 가정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 유명한 이다. 만삭의 산모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그의 머리와 옷에 꽃을 달아주며 축복의 마음을 전했다. 무대를 둘러싸고 앉은 남녀노소 참가자들은 기타 반주에 맞춰 콧노래로 산모와 태 안의 아이를 축복했다. 태아의 아빠는 양산을 들고 내리쬐는 봄볕을 가렸다. “아이와 산모를 위해 사랑의 마음을 담아 발을 씻겨드리겠습니다.” 산파가 꽃과 허브로 채운 따뜻한 물을 들고 들어왔다. 아빠가 산모의 발을 씻겨주자 친구들은 그 발에 향유를 바르고 준비해 온 선물과 축복의 인사를 건넸다. “아이가 태어나 자신이 받은 축복을 알게 되면 모든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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