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넘어 제도 개선을”…소속사 전 대표 ‘범죄인 인도 요청’
한국여성민우회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7개 여성단체는 장자연(29·여)씨의 죽음과 관련해 경찰에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이 단체들은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씨가 남긴 것으로 알려진 문건의 성상납 의혹은 그동안 연예산업에서 지속적으로 불거져 왔던 문제”라며 “수사 당국이 여자 연예인을 성상납하고 죽게 만들어 온 관행과 권력 사슬을 명확하게 파악해 끝까지 수사하고 그 사실들을 낱낱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는 “연예계 권력관계에서 가장 밑에 있는 여성 연예인은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폭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건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넘기지 말고, 여성 연예인들이 노예계약이 아닌 동등한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기 분당경찰서는 일본에 머물고 있는 장씨의 소속사 전 대표인 김아무개(40)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패션모델 최아무개(27)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된 김씨는 현재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상태다. 종로경찰서도 경찰청을 통해 일본 인터폴에 김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적색수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요 도피사범을 현지 경찰이 수배·검거하는 것이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해 12월2일 출국한 뒤 지금까지 일본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휴대전화 1대의 문자 메시지와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씨의 전 매니저 유아무개(29)씨는 “지난달 28일 (문건을 작성하려고 장씨를) 만났을 때, 장씨가 로드매니저 등에게 협박당한 음성이 담긴 17분 분량의 녹취를 먼저 듣고 (장씨가 소속사에서 당한 부당한 대우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성남/김성환 이승준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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