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이렇게 대처하세요 / 여성노동자회, 다섯가지 수칙 제시
여성노동자회, 다섯가지 수칙 제시
부산 한 신발제조업체에서 일하는 김아무개(48·여)씨는 지난 1월 갑자기 상급자에게 불려갔다. 그는 회사 경영이 어렵다며 사직서에 동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모든 직원에게 사직서를 받아 시급이 높은 사람부터 정리해고를 한다는 설명이었다.
시급 5000원씩을 받으며 2년 동안 일했던 김씨는 모두 사직서를 낸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 하지만 회사는 여성들의 사표만 수리했고, 남성들은 모두 남겼다. 김씨는 한국여성노동자회 ‘평등의 전화’에 상담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손을 쓸 수가 없었다. 더구나 사표를 스스로 썼다는 이유로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4월1~7일 남녀 고용평등 주간을 맞아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여성노동자 수칙 다섯가지’를 만들었다. 김씨처럼 억울한 일을 겪지 않도록 하려는 뜻에서다.
박경득 평등의 전화 부산상담소장은 “젊은 여성들은 인터넷 등에서 정보를 얻지만, 중·장년층 여성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이미 해고된 뒤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며 “절대로 제 손으로 사직서를 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평등의전화는 올해 1~3월 들어온 526건의 상담을 분석한 결과, 40대 여성 노동자들이 임금체불(47.8%)과 부당해고(41.4%) 상담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실제 여성은 남성에 견줘 경제 위기의 직격타를 맞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일 열린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취업자 감소 인원에서 여성의 비율이 전년 동월 대비 전체 감소 인원의 각각 80%(1만6천여명), 81%(8만4천여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특히 2월엔 13만9천여명의 여성이 일자리를 잃어 전체 감소 인원의 98%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완 기자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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