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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국외입양 진실 “이제는 말해야 한다”

등록 2009-05-07 14:40수정 2009-05-07 17:39

국외 입양아동 수
국외 입양아동 수
생부모 있어도 고아로 기록
입양아들 과거 지워져 고통
“국외입양 진실위 설립해야”
“한국의 국외 입양을 연구하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설립해야 해요.”

제인 정 트렌카(37)씨는 1972년 태어나자마자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그는 다섯 살 때 입양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생모와 연락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던 미국의 양부모가 그때 한국의 어머니에게서 온 편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는 다른 국외 입양인들에 비하면 행복한 편이죠.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만나서 얘기를 나눴으니까요.” 일찍부터 입양 문제에 눈을 뜬 트렌카씨는 국내로 돌아온 뒤 2007년, 국내외 50여명과 함께 진실과 화해를 위한 국외 입양인 모임 ‘트랙’을 만들었다. ‘트랙’의 신순봉 자원봉사자는 “입양은 과거 아동 복지 문제를 국가가 해결하지 못한 채 다른 나라에 떠넘긴 것인데, 막상 국외 입양인을 만나보면 그동안 우리가 입양이 이들에게 끼쳤을 혼란과 성장기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한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 통계를 보면, 1953년부터 2006년까지 공식적으로 16만242명의 아이들이 국외에 입양됐다. ‘트랙’은 당시 입양 기관들이 쉽게 아이를 국외 양부모에게 입양을 시키기 위해, 부모가 살아있어도 고아라고 기록하기도 했다고 주장한다. 또 전혀 다른 문화권으로 입양된 결과에 대해 한국과 국제사회의 연구도 없었다고 한다.

트렌카씨는 “당시 문서를 보면 입양 기관들이 입양아를 위한 기록을 남기기보다 돈을 벌기 위한 기록을 했음을 알 수 있다. 거짓 기록 대신 정부가 나서서 과거 입양과 관련된 사람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진실을 밝히는 게 한국과 국외 입양인의 화해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이미정 박사도 “예전 국외 입양의 어두운 과거에 대해 한국 사회는 그동안 쉬쉬해 온 게 사실이고, 최근에도 미혼모가 국외 입양을 보내는 게 다수인 상황은 계속 입양의 역사에 대해 침묵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외 입양인 단체들은 이달 11일 ‘입양의 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연다. 국외입양인연대는 8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입양, 그 대안의 모색과 변화를 위한 실천’ 심포지엄을 연다. 또 국외 입양인의 고국 방문을 돕는 단체인 ‘뿌리의 집’은 9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의 메트로미술관에서 입양을 주제로 사진·비디오 전시회를 연다. ‘트랙’도 10일 오후 2시 종각에서 인형 퍼포먼스를 펼친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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