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여성

‘작은 살림’도 재무설계 꼼꼼히 하자

등록 2009-07-01 18:37수정 2009-07-01 19:11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저소득계층 가정주부들 의외로 지출에 신경 안써
예산 미리 짠뒤 소비하고 미래계획 반드시 세워야
“하루하루 버티기도 버거운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꾸릴지 계획 같은 것은 없었죠.”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키우는 이아무개(47·여)씨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 등을 해서 한 달 100만원 남짓 벌지만 저축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두 딸에게 들어가는 학원비와 생활비 등을 쓰다 보면 언제나 쪼들린다고 했다. “아껴 써도 답이 안 나오더라”던 이씨는 지난 5월 경제교육 사회적 기업인 ‘에듀머니’의 저소득층 재무 상담을 받고 깜짝 놀랐다. “가계부도 쓰고 최소한으로 절약했다고 생각했는데, 별생각 없이 쓰는 돈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그래픽 참조)

이씨의 재무 상담을 맡은 공아무개씨는 “이씨는 지출도 최대한 줄이고 살림도 아꼈지만, 의외로 생필품에 쓰는 돈이 다른 사람에 견줘 유난히 많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빨랫감이 많든 적든 세탁기를 날마다 돌렸고, 날마다 슈퍼에 들러 아이들 먹을거리를 샀다. “돈 없다고 아이들 옷에서 냄새나거나, 적게 먹는 게 싫었어요.” 이러다 보니, 세제 등 생활용품과 과자 등 식료품을 사는 데 한 달 40만원가량을 쓰는 등 수입에 견줘 많은 돈을 썼다는 것이다.

최근 여성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줄어드는 등 경제 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때일수록 ‘돈 씀씀이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저소득층 여성 가운데는 어차피 ‘뻔한’ 수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천원 단위의 적은 돈을 쓰는 것에 의외로 둔감한 이들이 많다고 한다. 지난해 저소득층 여성들에게 경제교육을 했던 한국여성단체연합의 한황주연 활동가는 “하루 벌어 하루 살다 보니, 미래 계획 같은 것을 지레 포기하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이아무개씨 가계부
이아무개씨 가계부
재무설계 때는 우선 자신이 미래에 무엇을 할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아이들의 학자금이나 노후 준비 등 미리 들어갈 돈을 계산하는 것이다. 그 계획에 맞춰 얼마나 저축이 필요한지 설계한 뒤, 한 달 동안 집세나 공과금, 생활비 등 미리 예산을 짜고 지출을 하는 것이다. 비록 주머니가 졸아들더라도, 자신의 돈 씀씀이를 찬찬히 살펴 꼭 필요한 데 지출하는지를 따져 볼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가계부를 항상 쓰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 마포의 임대아파트에 사는 소삼주(57·여)씨는 재무 설계 상담을 한 뒤 계 모임이나 외식 등을 줄였다. 가끔 오는 아들을 위해 항상 채워 두던 음식도 필요한 것만 사기로 했다. 홀몸노인 간병도우미로 일하며 월평균 70만~80만원을 버는 소씨는, 이런 작은 돈 씀씀이에도 신경 쓴 뒤로 20만원씩 저축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소씨는 “살면서 통장 20여개를 만들어 한 번도 만기를 채우진 못했지만, 이제는 힘들어도 돈을 모아 집을 옮겨야겠다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미정 재무설계사는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려면 목표를 분명히 하고, 어떤 씀씀이를 줄일지 아이들과 얘기를 하는 등 ‘비상운영체제’를 가동해야 한다”며 “무조건 줄이고 보자는 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고 조언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지금, 한겨레가 필요합니다.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