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던 경찰관이 지하철 안에서 지명수배된 10억원 절도범을 우연히 붙잡았다.
울산 남부경찰서 무거지구대 권태백(36) 순경은 지난 7일 밤 9시15분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부산지하철 2호선 종점역인 경남 양산역으로 갔다. 지하철을 타는 순간 낯이 익은 50대 남자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권 순경은 그 얼굴이 10억원을 훔친 혐의로 지명수배 홍보물에 오른 박아무개(56)씨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박씨는 지난 4월 울산 무거동의 한 음식점 지하에서 내연녀의 현금 10억원을 훔쳐 자신의 차에 싣고 달아났다.
권 순경은 혼자 박씨를 붙잡으려 하다가 놓칠 수도 있다고 보고 경찰 동료들에게 연락을 했다. 동료들이 오는 시간을 넉넉히 계산해 양산역에서 부산 쪽으로 여섯번째 역인 화명역 근처의 화명지구대에 연락을 했다. 18분 뒤 동료 경찰관 두 명이 화명역에 도착한 전동차에 올랐고, 권 순경은 동료들과 함께 박씨를 붙잡았다.
권 순경은 밤 11시20분께 박씨가 울산 남부서로 이송되는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평소에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는 편”이라며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그렇게 쉽게 용의자를 검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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