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자(46)씨
임영자씨, 편지쓰기대회 대상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40대 딸이 치매와 중풍을 앓는 70대 어머니에게 보낸 사랑의 감사편지가 우전사업본부가 주최한 제11회 전국편지쓰기대회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에서 모두 8만4000여명이 응모했다.
대상의 주인공은 서울에 사는 임영자(46·사진)씨. 임씨는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치매로 글을 모르시는 당신에게 40년만에 처음 편지를 드린다”며 “이 딸이 평생을 걸을 수 없듯이 당신 또한 잃어버린 기억을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도 서럽고 서럽다”고 썼다. 그러면서 12년 동안 중풍으로 누워있던 남편의 병시중을 하고, 소아마비로 걷지 못하는 딸을 키우기 위해 안 해본 장사가 없는 어머니의 힘겨운 삶에 아픔도 토로했다.
임씨는 어렸을 적 밖에 나가지 못하는 딸을 위해 봄이면 개나리를 꺾어다 주고,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낙엽을 책갈피에 끼워준 것을 잊지 못한다며 어머니의 사랑을 편지에 담았다.
임씨의 편지는 “장애 때문에 당신을 밖에 모시고 갈 수 없는 처지가 원망스럽기는 하지만 몇 개월에 한번쯤 가족을 알아볼 때는 천금만금을 얻은 것보다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어머니, 당신에게 처음 드리는 이 딸의 편지 비록 눈으로는 읽지 못하셔도 마음으로 읽어주세요”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초등부 저학년(1~3) 부문은 박은하(성남 동초 3), 초등부 고학년(4~6)은 곽윤미(청원 외천초 6), 중등부는 조영찬(대구 협성중 2), 고등부는 조미연(구미 현일고 3) 학생이 각각 대상을 받았다. 전국 편지쓰기대회 수상작은 작품집으로 엮여, 전국 우체국과 학교에 배포된다.
김재섭 기자, 사진 우정사업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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