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마네 회원들이 8일 동네잡지 <뚜벅뚜벅 신수동> 출간기념회에서 함께했다. 송재금(앞줄 왼쪽)·한기애(뒷줄 맨 왼쪽)·오진숙(뒷줄 왼쪽 셋째)씨.
주부 10명 잡지 만들어
나이도, 사는 곳도, 환경도 다른 주부 10명이 모여 신수동 동네 구석구석을 탐방한 이야기를 담은 동네잡지 <뚜벅뚜벅 신수동>이 8일 첫선을 보였다. 이들은 주부들을 대상으로 글쓰기강좌를 하는 ‘줌마네’(zoomanet.co.kr)의 수강 동기생들이다.
송재금(43)씨는 ‘열 받은 아줌마의 신수동 방랑기’를 기획했다. 그러나 기사를 쓴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공대 출신인 그가 쓴 글을 보고 편집장은 “기사를 보고서처럼 쓴다”며 번번이 퇴짜를 놓기도 했다. 글이 뜻대로 써지지 않아 세번이나 눈물을 흘렸다는 그는 “아이들은 자라면서 부모를 벗어나려고 하는데 그동안 나는 아이들한테 못 벗어났던 것 같다”며 “1년간 글쓰기를 하면서 나를 객관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수동에서 40년 넘게 산 오진숙(63)씨는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가게를 소개했다. 편집장을 맡은 한기애(48)씨는 “항상 소비자라고만 생각하던 주부들이 글을 쓰면서 생산자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아줌마 필진들은 편집후기에 이렇게 남겼다. “동네엔 관계 맺을 길이 사라지고 있다. 다시 길을 잇기 위해 잡지를 만든다.”
글·사진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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