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여성 3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경북 포항에서 최근 한 여성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성단체들은 ‘유흥업소의 인권착취적인 영업행위가 여성들을 죽음으로 내몬다’며 해당 업주 등 관련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4일 오후 포항시 남구 상도동 원룸에서 인근 유흥업소 여종업원 ㄱ(28)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포항남부경찰서는 ㄱ씨가 ‘동료들이 있는 앞에서 빚 1400만원을 갚으라고 모욕을 줘 참기 힘들었다’는 유서를 남겼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ㄱ씨가 업주에게 지고 있는 빚은 해당 업소에 들어올 때 업주가 직업소개소에 건넨 이른바 ‘선불금’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ㄱ씨가 유서에서 ‘2차 장부’를 언급함에 따라 경찰은 이씨가 일했던 유흥업소를 압수수색해 ㄱ씨의 성매매 내역이 적힌 거래장부를 찾아내고 업주 ㅅ(42)씨를 성매매 알선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ㄱ씨와 성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난 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ㄱ씨를 상대로 성매수를 한 남성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포항 남구 상도동과 대도동의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여성 3명이 일주일 사이에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경찰은 조사 결과 이 여성들이 사채에 시달려온 것으로 드러나자 사채업자 7명을 구속했다. 올해 1월에도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 1명이 목숨을 끊었다.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등은 28일 성명을 내어 “경찰은 불법 영업행위와 인권침해, 착취구조를 철저히 수사해 관련자들을 처벌하고, 포항시는 업소폐쇄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하라”고 요구했다.
포항/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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