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
“뽀로로를 없애주세요, 벗고 다녀서 애들이 볼까봐 불안해요.”(김◇◇) “푸를 없애주세요, 바지 벗고 다니는 변태예요.”(김○○) “물레방아를 없애주세요, 말만 들어도 심장이 쿵떡쿵떡해요.”(정△△)
여성가족부 인터넷 누리집이 25일 오전 네티즌들의 게시물이 폭주해 일시적으로 다운됐다. 청소년 유해매체물 결정에 화난 네티즌들이 여성부 누리집에 몰려가 음란한 이미지나 단어를 빗대 ‘없애달라’는 글을 대규모로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날 반나절 동안에만 2500여건이 넘는 게시물이 ‘~을 없애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이날 네이버 등 대형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여성부’가 반나절 이상 오르기도 했다.
여성부는 당황한 기색이다.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누리집 접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곧 복구는 됐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없애주세요 패러디’는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사를 맡고 있는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위원회와 음반심의위원회가 술·담배 등 ‘청소년 유해약물’이 들어가있는 가요에 대해 잇따라 무더기 ‘19금’ 판정을 매긴 것이 알려진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한겨레> 22일치 10면) 여성부가 청소년의 심야인터넷게임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를 추진할 때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진 바 있다.
여성부 관계자는 “국민의 정부 시절 여성부가 생겼을 때부터 ‘여성부가 조리퐁을 없애려 한다’는 둥 근거 없는 뜬소문이 많았는데, 이런 흐름이 성평등에 역풍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