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염(63) 대표
10돌 맞은 ‘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염 대표
6일로 설립 10돌을 맞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한국염(63·사진) 대표는 평생을 여성·인권운동에 전념해와 ‘이주여성의 대모’ ‘왕언니’라 불린다. 이날 오후 서울 대치동 동광교회에서 기념식과 함께 후원공연 준비로 분주한 그를 서울 숭인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인 그는 독일서 신학 공부를 하고 돌아와 1991년 남편 최의팔 목사(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장)와 함께 당시 ‘민중신학’의 산실이던 창신동 청암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목회를 꿈꿨습니다. 하나님 형상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이 그런 존엄성으로 살아야 된다고 보면, 차별은 가장 큰 죄인 거죠.”
이주여성의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96년, 양말공장에서 일하다가 임금체불과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던 7명의 중국인 한족 여성을 보호하면서부터였다. 99년 남편과 함께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를 열었고, 부설로 외국인이주여성노동자의 집을 차렸다.
이어 2001년에는 이주여성인권센터로 확대개편하고 센터 부설로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도 열었다. 쉼터를 열 때는 국내에서 모금이 안돼, 독일의 기독교 단체인 ‘세계기도일’에서 전셋값을 지원받아야 했다. 그의 제안으로 노무현정부는 2006년 국정과제로 사회통합지원정책을 발표하면서 이주여성지원정책의 첫 삽을 떴다.
“국적 취득엔 최소한 결혼 뒤 4년이 필요한데, 명백한 가정폭력이 아닌 상태에서 사실상 쫓겨나다시피한 여성들은 갈 곳이 없어 유흥업소 등으로 쉽게 흘러갑니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결혼으로 이주해온 여성들의 이혼율이 10%, 그 가운데 불법체류자가 8%나 되는데 사회안전망이 전혀 없어요.”
한 대표는 “이주를 위해 결혼하는 사례보다, 노동자로 와서 결혼한 여성들의 이혼율은 훨씬 적다”며 “외국인 가사노동자, 간병인 등 이주여성들이 들어올 수 있는 다양한 합법적인 길이 확보된다면, 상황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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