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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여자 운전자면 일단 ‘김여사’ 딱지부터?

등록 2012-06-20 16:32수정 2012-06-20 17:02

운전면허 시험 현장.
운전면허 시험 현장.
여자는 운전 못한다 선입견 조장
사고의 정황보다 성별에 집착
지난 17일, 한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교통사고 영상이 올라왔다. 제목은 ‘인천 부개동 사거리 교통 살인 사건 김여사’였다. 한 자동차의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은 끔찍하다. 흰색 승용차가 현금수송차량에서 현금을 내리던 한 남성(38)을 그대로 들이 받은 것이다. 이 남성은 출혈 과다로 그 자리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인천 부개동의 한 은행 앞에서 일아난 이 사고를 낸 운전자는 55살의 한 중년 여성이었다. 경찰은 “당시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사건이 온라인 공간에서 엉뚱한 방향으로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는 것이다. 20일, 포털에는 ‘김여사 현금수송차량’이란 검색어가 상위권에 올랐다. ‘김여사’는 운전이 서투른 여성 운전자를 비하하는 인터넷상 은어다. 여성은 운전을 못한다는 선입견이 깊게 박혀 있는 철저한 남성 위주의 시각이 담긴 용어다.

사고를 낸 것은 여성 운전자가 맞지만 이 사건에 ‘김여사’가 붙을 이유는 없다. 운전이 미숙했던 것도 아니고, 졸음 운전은 남성이 오히려 많이 내는 사고다.

언론도 문제다. 이번 사건 자체에 대한 기사보다는 제목에 ‘김여사’라는 단어를 앞에 내세워 누리꾼들에게 ‘운전못하는 여성이 또 사고를 냈나보다’라는 편견을 심어주고 있다.

기사에도 무분별하게 ‘김여사’를 사용하고 있다. ‘김여사 재등장, 현금수송차량 추돌 사망사건’ ‘ ‘김여사 현금수송차량 사고 영상 “실제로 보니 더 끔찍”… 여론 분노’ ’김여사...이번에는 과속으로 사망사고까지…’ 등 사건의 실체와 관계없이 ‘김여사’가 제목에 등장한다.

여성민우회 여경 활동가는 “여성은 운전을 못한다는 편견이 가득한 현상”이라며 “사고의 정황보다는 어떤 성별의 사람이 사고를 일으켰냐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언론이 이를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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