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60명 조사…자살생각 급증
가족들도 경제적 어려움에 고통
가족들도 경제적 어려움에 고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비율이 일반 여성 노인의 4배가 넘고, 이들을 보살피는 가족들 또한 돌봄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현재 국내외에 생존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60명(국내 54명, 중국·일본·미국 거주 6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피해자들의 평균 연령은 86살로 고령화돼 건강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주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 비율이 40.7%로, 비슷한 나이의 일반 여성 노인(9.2%)에 견줘 4배 이상 높았다. 지난 3년간 자살을 생각한 비율은 2010년 34.3%에서 2011년 46.6%, 2012년 55.6%로 급증했다.
국내 거주자 54명 가운데 가족이 있는 경우는 85.2%(46명)였고, 가족이 없는 경우는 14.8%(8명)였다. 거주형태는 병원·요양시설·민간단체 쉼터 등 ‘시설 입소’가 40.8%(22명)로 가장 많았고, 독거 35.1%(19명), 가족 동거 24.1%(13명) 차례였다.
이번에 처음 실시한 보호자 심층면접 조사 결과, 가족이나 시설의 보호자들은 피해자를 돌보느라 심신이 매우 고단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에게 월 95만3000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이 지원되지만 입양 자녀 등 가족들은 피해자 보호 때문에 곁을 비우지 못해 일을 그만둔 사람이 많았고, 그들 역시 고령화돼 경제적 어려움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여성부가 한해 1200만원까지 간병비를 지원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어, 국가 지원 제도에 대한 세심한 안내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해자 본인들은 정부 지원 생활안정지원금과 간병비 등에 대한 만족도(5점 만점) 조사에서 ‘대체로 만족스럽다’(평균 3.56점)고 답했다.
조사를 맡은 전기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팀장은 “보호자들이 점점 나이가 들면서 돌봄 수행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아직은 희생을 참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이들에 대한 지원이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김종훈 ‘CIA 이력’ 일파만파…“한-미 모두 불편한 상황” 지적
■ 어이상실 국정원, ‘불법 정치관여 고발’을 ‘정치관여’로 몰아
■ 쓰나미에 주인 떠나보낸 휴대전화…2년만에 가족 품으로
■ 손톱 뽑고 매질하고…가출여고생 성매매 내몬 ‘20대 커플’
■ “헤어지자”고 했다고…여자친구 아버지 살해한 고교생
■ 김종훈 ‘CIA 이력’ 일파만파…“한-미 모두 불편한 상황” 지적
■ 어이상실 국정원, ‘불법 정치관여 고발’을 ‘정치관여’로 몰아
■ 쓰나미에 주인 떠나보낸 휴대전화…2년만에 가족 품으로
■ 손톱 뽑고 매질하고…가출여고생 성매매 내몬 ‘20대 커플’
■ “헤어지자”고 했다고…여자친구 아버지 살해한 고교생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