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는 섹시한 옷차림이 성폭행을 부른다는 잘못된 인상을 사회에 심어주고 성폭행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모방 범죄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지적은 태국 명문 국립 탐마삿 대학이 `올해의 뛰어난 논문'으로 선정한 언론학 전공 대학원생의 논문 속에 담겨 있다고 일간 네이션지가 18일 보도했다.
대학원생 파팟사라 시와피룬텝(여)은 "강간의 신화를 벗긴다:직접 경험 청중과 간접 경험 청중 비교"라는 연구 논문에서 강간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람들은 보통 언론 보도와 같은 2차적인 `소스'(source)를 통해 강간 사건에 대해 알게 되는데 언론은 여성들의 섹시한 옷차림에 의해 도발되는 경우 남성이 여성을 성폭행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믿게끔 오도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
여성 단체인 `여성의 재단'의 보호를 받고 있는 강간 피해자들을 통해 `도발적인' 옷 차림을 하지 않고 위험한 곳을 지나지 않더라도 여성들은 강간을 당할 위험에 처해 있음을 알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런데도 언론은 강간 피해 여성들에게 `자기의 이야기'를 할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진실을 밝히지 않게 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강간 피해 여성 가운데는 악몽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언론의 강간 관련 뉴스를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위안으로 삼기 위해 이런 뉴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는 언론의 강간 관련 보도는 여성들이 이른 귀가를 유도하는 측면도 있으나 강간 피해자들에게 자신이 불결하다는 느낌을 갖게 함으로써 자살을 기도하거나 자신의 개인사가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떠나도록 만들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방콕=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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