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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성 구매 재발방지 ‘존 스쿨’ 첫 실시

등록 2005-08-27 14:01수정 2005-08-27 17:26

"성을 사는 것은 경제적 구매행위가 아니라 돈으로 인권을 뺏는 범죄입니다"

성구매 초범 남성에게 기소 대신 재범방지 교육을 받게 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존 스쿨(John School)' 프로그램이 27일 법무부 주관으로 서울 휘경동 서울보호관찰소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성구매 혐의로 체포된 남성들이 대부분 자신을 `존(John)'이라고 밝힌데서 유래된 존 스쿨은 초범들이 1일 8시간의 재범방지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받고 조기에 사회에 정상 복귀하도록 하는 제도다.

교육에는 7월 서울 모 휴게텔에서 고용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A씨 등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윤락업소를 찾았다가 적발된 남성 8명이 참석했다.

성매매 피해여성 쉼터인 `휴먼케어 센터'와 한국에이즈퇴치연맹 등 민간단체 소속 강사들이 진행을 맡은 이날 교육은 남성들에게 성매매의 범죄성과 반인권성을 인식시켜 주고 재발방지를 다짐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남성들은 우선 본인의 성매매 경험과 평소 성생활 만족도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받은 뒤 성매매특별법의 입법취지, 성구매가 사회와 가정에 미치는 악영향 등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이들은 이어 AIDS 등 성매매로 매개될 수 있는 각종 성병에 대해 집단 상담을 받고 소시오드라마학회 최대헌 부회장이 준비한 `역할극'에 참여, 직접 성매매 여성이나 업주, 본인의 가족 등의 역할을 맡아 성구매 행위가 타인에게 초래하게 될 고통을 `실감'해보기도 했다.

이들은 토론을 해 보면서 직장 내 술자리 등 성구매로 이어질만한 조건에서 어떻게 자기통제를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고 더이상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갖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한 뒤 교육을 마쳤다.

강의를 맡았던 `휴먼케어 센터' 김양임 소장은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에게 돈을 주고 성을 샀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일부 남성들의 편견을 고치는 게 가장 어렵다"며 교육상의 애로점을 설명했다.

김 소장은 "그러나 교육받은 남성들은 성구매로 여성이 인간이 아닌 `놀이상품'으로 전락한다는 점이나 대부분의 성매매 여성이 여전히 매우 취약한 인권환경에 놓여있다는 점을 설명해주면 자연스레 자신의 범죄를 깨닫는다"고 말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현지 정부와 함께 존 스쿨 교육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민간단체 세이지(SAGE) 소속 재미교포 강사 김현미(27.여)씨는 교육을 참관한 뒤 "처음 실시된 교육이라 다소 딱딱하게 강의가 진행된 점이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성매매 피해여성이 직접 성구매자에게 강의를 하는 등 적극적이고 감정교화에 초점을 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1996년부터 존 스쿨을 거쳐간 남성 4천여명의 재범률이 5%에 못미칠 정도로 재범방지 교육은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성구매 혐의로 기소유예나 벌금 등 약식기소 처분을 받은 국내 남성들은 모두 2천304명으로 현재 서울동부지검에서도 50명의 적발자들이 존 스쿨 교육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법무부는 교육을 내달 중 전국 13개 보호관찰소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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