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20대 여성이 턱 교정 수술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평소 음식을 씹을 때 턱에서 소리가 나는 등 불편을 겪어오던 박아무개(27·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씨는 결혼을 앞두고 지난 8월 1일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턱 교정 수술을 받았다. 1년 6개월 전부터 이 대학병원에서 턱 교정 치료를 받아온 박씨는 ‘턱이 어긋나 있어 근본적 치료를 위해서는 턱 교정 수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병원 주치의의 설명에 따라 이씨는 이날 수술을 했다.
박씨는 3~4시간에 걸친 턱 교정 수술 후 이날 오후 3시께 입원실에 옮겨졌을 때 주치의로부터 ‘수술이 성공적’이라는 말을 듣고 안도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부터 목에 짙은 가래가 생기고, 자정부터는 가슴이 답답한 증세를 호소한 뒤 다음날 오전 6시50분께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에 담당 의사가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곧 뇌사상태에 빠져 중환자실에서 있다가 두달 만인 지난 4일 숨을 거두었다.
박씨와 결혼을 약속한 원아무개(34·인천 남구 용현동)씨는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고 토하는 등 밤새도록 고통을 겪어도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아 환자가 간호사실에 직접 찾아가 ‘숨쉬기 힘들어요’라고 써보인 뒤 쓰러졌다”며 병원 쪽을 원망했다.
원씨는 “결혼전에 턱 교정을 하겠다고 해서 1년 반 동안 여자 친구 직장이 있는 가좌동에서 병원까지 매달 1~2차례씩 직접 승용차로 데려다 주곤 했다”며 “수술이 끝나는 대로 올 가을에는 결혼하기로 약속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원씨는 15년 전 인천의 한 교회에서 만나 오랫동안 사귀어 온 박씨가 결혼을 앞두고 졸지에 세상을 뜨자 그의 주검이 있는 장례식장을 한시도 뜨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다음날 아침에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다”며 “박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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