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세계 성 격차 지수 2015’ 보고서 중 남녀 임금 격차 그래프 갈무리
세계적으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임금을 받으려면 118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줄어들던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는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진전이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9일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이 2006년부터 해마다 공개하고 있는 ‘세계 성 격차 지수 2015’ 보고서를 분석한 기사(▶
바로 가기)를 실었다. 신문은 “여성의 임금은 거의 10년 정도 남성에 뒤처지고 있다”며 “이 의미는 여성이 지금 평균적으로 받고 있는 임금이 남성이 2006년에 받던 임금이라는 말”이라고 밝혔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세계 성 격차 지수 2015’ 보고서(▶
바로 가기)를 보면, 풀타임으로 일하는 여성의 경우 2015년 평균적으로 1년에 1만1102달러(1294만여원) 정도의 임금을 받는 반면, 남성의 평균 임금은 1년 2만554달러(2395만여원)로 나타났다. 세계경제포럼이 이 보고서를 처음 발표한 2006년 남성의 평균 연봉은 2015년 여성의 평균 연봉과 비슷한 1만1351달러(1323만여원)였다. 2006년 여성의 평균 연봉은 6117달러(713만여원)였다.
신문은 “결과가 우울하게도, 세계경제포럼은 현재와 같은 격차라면, 여성이 남성과 동일한 임금을 받는 데 118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하기에 너무 이른 것일지도 모르지만, 여성에 대한 임금 차별이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이후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으로도 기업 정책적으로도 개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용주들이 여전히 ‘일을 배분하고 구성하는 데 여성이 가정을 돌봐야 하고, 남성이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고정관념에 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경제포럼은 ‘세계 성 격차 지수 2015’ 보고서에서 145개국의 경제 참여 기회, 교육 성취, 정치적 힘, 건강 등 4개 분야 항목들을 수치화해 비교 분석했다. 성 평등에 가장 근접한 나라는 주로 북유럽 국가들이었다. 아이슬란드가 0.881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노르웨이(0.850), 핀란드(0.850), 스웨덴(0.823), 아일랜드(0.807) 등이 뒤를 이었다. 아프리카에 있는 르완다(0.794), 아시아의 필리핀(0.790)이 각각 6위와 7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은 18위(0.758), 미국은 28위(0.740)를 기록했고, 쿠바가 29위(0.740)였으며, 중국은 91위(0.682), 일본은 101위(0.670)를 기록했다.
한국은 114위 부르키나파소(0.651)에 이어 115위(0.651)를 기록했다. 지난해 117위(0.640)보다는 순위가 소폭 올랐지만, 2006년 당시 92위(0.616)에 견줘서는 한참 아래 수준으로 밀려나 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한국은 경제 참여 기회 분야에서 0.557로 125위를 나타냈다. 전문직과 기술직 여성 종사자 비율은 86위로 높았으나, 남녀 임금 격차 분야에서 116위를 기록했다. 교육 성취 분야에서는 0.965로 102위를 차지했다.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 분야에선 1위를 기록했지만, 대학 및 직업교육 분야 채용에서 116위로 밀렸다. 건강 분야에서는 0.973으로 79위였다. 기대 수명에선 1위를 차지했지만, 남성과 여성 출생비율 분야에서 128위를 나타냈다.
정치적 힘 분야에서는 0.107로 101위를 기록했다. 의회의 여성 비율에서 94위를 기록했고, 장관 가운데 여성 비율은 130위를 나타냈다.
글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그래픽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