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청소년을 위한 중장기 쉼터를 설립하기 위한 소셜 펀딩 프로젝트를 벌이는 15살 최민아(가명)양.
“단기 쉼터 몇 개월 뒤면 퇴소 해야”…소셜 펀딩 프로젝트 벌여
단기 쉼터에 머물고 있는 만 15살 청소년이 ‘여성 청소년을 위한 중장기 쉼터’를 마련하자며 소셜 펀딩 프로젝트에 나서 화제를 낳고 있다.
충북 청주시의 한 여성 청소년 단기 쉼터에서 지내는 최민아(가명·15)양은 지난 11일 한 소셜 펀딩 사이트에서 ‘살아남을 용기, 집만 있어도 괜찮아!’ 프로젝트(▶바로 가기)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청주시에 만 9살부터 만 24살까지의 여성 청소년을 위한 중장기 쉼터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현재 청주시에는 여성을 위한 중장기 쉼터가 한 곳도 없다. 청소년을 위한 단기 쉼터만 두 군데 있다. 충청북도가 운영하는 중장기 쉼터가 있지만, 남성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양은 프로젝트 페이지에서 “저는 가정문제로 집을 잃었습니다. 현재는 단기 쉼터에 살고 있지만 몇 개월 후면 단기 쉼터 기간 때문에 퇴소를 해야 합니다.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안전한 장기 쉼터 마련을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최양은 2012년 여름 지체장애인인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하면서 집을 잃었다. 다섯살 때 교통사고로 친어머니를 잃은 뒤 2006년 아버지가 재혼했지만, 입원할 때 이혼하면서 새어머니와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후 3년여 동안 친척집과 쉼터를 전전하다가 올해 7월 청소년 단기 쉼터에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해당 쉼터는 규정에 최장 9개월까지만 머무를 수 있다.
최양은 가정 불화를 겪은 청소년들이 집을 나와 단기 쉼터에 머문 뒤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2013년 여성가족부가 5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가정폭력 실태조사 통계에서 ‘19살 이상 성인 중 전체 응답자 46%가 지난 1년간 자녀에게 폭행을 행사한 적이 있다’고 했다는 자료도 제시했다.
최양은 소셜 펀딩 프로젝트와 함께 내년 1월14일엔 중장기 쉼터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후원의 밤’ 행사도 열 예정이다. 내년 1월11일까지 500만원을 모금하는 것이 목표다. 절반은 장기 쉼터 마련과 1월14일 후원의 밤 개최에 쓰고, 나머지 절반은 최양이 속한 좋은교육협동조합의 운영비로 쓸 예정이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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