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서려는 여성의 조력자, 여성인력개발기관

서울 전역 23개 기관에서 교육과 상담 등 서비스 제공
자격증반과 생활강좌 등 봄맞이 강좌 일제히 개설

새 학년을 맞은 아이 뒷바라지와 겨우내 미뤄두었던 청소까지…. 주부에게 봄은 설렘보다는 분주함으로 찾아온다. 전업주부 10년차 김경희(43)씨는 올봄을 더 분주하게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올해를 재취업 원년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다시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지 오래됐지만 두려움과 막막함 때문에 시작하지 못했다. 그러다 서울시의 여성인력개발기관을 만나면서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여성인력개발기관은 창업 및 취업을 위한 컴퓨터활용능력·오토캐드 등 다양한 직업 교육과 공예·조리 등 생활문화 강좌를 제공한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제공)

　김씨뿐 아니라 출산과 육아 문제 등으로 일터를 떠나야만 했던 여성이 다시 사회에 진출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막막함과 두려움이다. 이런 여성을 돕는 친정엄마와 같은 든든한 존재가 여성인력개발기관이다. 여성인력개발기관은 다시 서려는 여성에게 필요한 교육, 상담, 취업과 창업을 위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기관은 가사와 취업준비를 병행해야 하는 여성의 처지를 고려해 서울 전역 23곳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 5개 권역에는 비교적 규모가 큰 여성발전센터가, 25개 자치구에는 여성인력개발센터 17곳이 지역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22개 기관은 ‘여성능력개발원’이 총괄해 이름은 각기 다르지만 각 기관이 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획과 운영을 돕고 있다. 이들 기관은 취업 정보뿐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교육서비스도 제공하는데 보통 여성발전센터는 분기별, 여성인력개발센터는 매월 교육생을 모집한다.

　이들 기관은 취업을 위한 직업 교육과 취미용 생활문화 강좌 등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일자리 알선 등의 취업지원과 함께 여성 창업을 돕는 창업보육센터도 운영한다.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취득 과정부터 분야별 기술교육까지 2~3개월이면 수료 가능하다.

　각 자치구에 위치한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지역적 특성을 살린 특화교육과정도 운영한다. 대학로에 자리잡은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는 공연예술분야에 특화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혼수·가구거리 인근에 자리잡은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는 ‘웨딩헬퍼 양성과정’과 ‘에코(eco)-DIY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과정’을 운영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 내 대형 전시장이 많은 송파여성인력개발센터는 ‘마이스(MICE :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박람회와 이벤트(Exhibition&Event) 등의 영문 앞글자를 딴 말) 전문 인력 양성과정’을 특화해 내세우고 있다. 이 외에도 동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의 ‘애니메이션 성우지도사 과정’,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의 ‘부동산 법무사무원 양성 과정’, 은평여성인력개발센터의 ‘박물관 체험학습 코디네이터 과정’ 등 다방면에 걸친 직업교육이 준비되어 있다.

강사직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직무소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제공)

　권역별로 위치한 여성발전센터에서는 여성능력 개발과 지역사회 복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부여성발전센터는 컴퓨터활용능력·미용사·조리사 등의 과정 수료 뒤 해당 자격증을 취득하면 응시료 일부를 지원해준다. 서부여성발전센터는 방과후·특기적성 교사 파견 사업, 고령자인재은행 사업을 하고 있다. 남부·동부·북부여성발전센터가 운영하는 ‘여성창업보육센터’는 창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주고 있다. 각 기관의 교육프로그램과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센터별 누리집 또는 여성능력개발원 누리집(womanup.seoulwomen.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규리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Q. 여성들만 들을 수 있나요? A. 교육과정에 따라 일부 수강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지만(국비지원 또는 여성 대상 사업),기본적으로 남성도 수강 가능합니다. 여성발전센터의 경우에는 교육정원의 20% 이내로 제한하고 있으니 개별 센터에 확인한 뒤 신청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