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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위안부 보고서 ‘후폭풍’…대선후보들 “폐기” 한목소리

등록 2017-05-05 19:34수정 2017-05-06 00:01

1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265차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265차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연구진 반발해 중단된 보고서 발간, 머리말만 수정뒤 재개
문재인 “정부 차원의 백서, 제대로 만들어야”
안철수 “피해자 문제 실체적 진실 다가서야”
홍준표 “위안부합의 파기해야 한다는 입장”
심상정 “위안부합의 탄핵, 휴지통행 적폐1호”
유승민 “재협상 보면서 백서 발간 바람직”
박근혜 정부와 일본 아베 정부가 2015년 맺은 ‘12·28 한-일 위안부 합의’를 옹호하는 내용을 담아 여성가족부에서 지난 3일 펴낸 ‘위안부 보고서’를 전면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물론 유력 대선후보들도 5일 <한겨레>에 보고서를 폐기하고 새 정부에서 위안부 피해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백서 형태로 새로 발간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위안부 보고서’ 논란과 관련해 5일 <한겨레>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지금 나온 보고서 대신 사실관계를 올바로 담고 피해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백서를 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다음 정부는 한-일 협상 전면 무효화 및 재검토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백서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실체적, 역사적 진실에 다가설 수 있도록 발간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정준길 대변인을 통해 “홍 후보는 위안부 협상이 잘못됐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며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파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위안부 합의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탄핵됐다”며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휴지통에 들어갈 적폐 1호”라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 의지를 이미 밝힌 만큼 향후 재협상 상황을 보면서 백서를 발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10명이 머물고 있는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도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번 보고서는 근본적으로 비뚤어진 역사인식에 기반했다. 관점, 시각, 서술톤 다 문제”라며 “차기 정부가 백서 발간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여성가족부는 애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한 정부백서를 내기로 했던 계획을 바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 ‘12·28 한-일 합의’를 옹호하는 내용이 담긴 데 대해 일부 집필진은 물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여가부는 보고서 발간을 중단했다가 머리말을 수정해 하루 만에 다시 냈다. 보고서 머리말엔 “2015년 12월 시점에 제출한 보고서를 1년 반의 경과를 감안해 보완했고, 9장은 연구 책임자인 이원덕이 추후에 집필한 개인 견해임을 밝혀둔다”는 문장이 추가됐다. 수정된 보고서는 5일 여가부 누리집에 다시 게재됐다. 여가부는 누리집 게재와 함께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 등에 인쇄된 보고서를 배포할 예정이다. 하지만 수정된 보고서에도 ‘12·28 합의’를 옹호하는 내용이 그대로 남아 있어, 피해자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보고서를 아예 폐기해야 한다는 지적은 더 거세지고 있다.

보고서의 연구 총책임자인 이원덕 국민대 교수가 12·28 한-일 합의로 만들어진 화해치유재단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점 역시 보고서의 중립성·객관성을 훼손하는 이유로 지적된다. 이 교수는 지난해 1월25일 정부 정책포털인 ‘정책브리핑’에 쓴 ‘난제 중의 난제, 최선을 다한 위안부 합의’라는 칼럼에서 “이번 합의는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했고 총리대신 명의로 사죄, 반성을 표명했으며 정부 예산으로 금전 지급을 실시한다고 했으므로 이전의 그 어떤 조치와 비교해도 상당한 진전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 낙제점 수준의 위안부 인식을 지닌 아베 총리로부터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죄, 반성 표명을 끌어낸 것은 나름의 외교적 성과”라고 평가한 바 있다. 칼럼의 전반적 내용은 이번 보고서의 마지막 장인 9장에서 한-일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과 상당 부분이 겹친다. <한겨레>는 이날 보고서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이원덕 교수 쪽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기용 김미향 이정애 이경미 김규남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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